[3분책마당]한평생 전체주의 광기 탐구

2000.07.27 11:10

-한나 아렌트/ 알로이스 프린츠·여성신문사-

하이데거의 연인이자 정치철학자로서 20세기의 대표적 지성인으로 꼽히는 한나 아렌트 평전(評傳). 유대인인 그는 혹독한 나치즘을 겪으면서 전체주의의 본질을 밝히는 데 평생을 바쳤다. 대표작 ‘전체주의의 기원’을 통해 나치즘의 광기는 과도한 소유욕이나 권력욕이 아닌 인간 오성의 ‘완전한 무의미성’ 때문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는 유대인 학살 혐의로 재판정에 선 나치 아이히만의 천박하고 얼간이 같은 모습에서 전체주의의 잔혹함을 찾을 수 없었다. 전체주의는 본질적으로 실체가 없는 것일까. 그는 덴마크의 예에서 보이듯 ‘더 나쁜 일을 막기 위해서’ 행해진 유대인의 협조가 없었더라면 나치의 대규모 학살은 불가능했다고 지적한다. 나치의 폭력을 가능하게 했던 것은 광기가 아니고 자신을 위해서라면 인간적 존엄은 철저하게 희생시키는 속물적이고 평범한 가장들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전체주의의 폭력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조직적 저항, 참여민주주의뿐이라고 강조한다.

/최민영기자 myc@kyunghyang.com/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