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벤처창업 1호 ‘다드림’

2000.07.27 19:13

지난 22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열린 ‘서울 국제 컴퓨터 문화축제’ 의 최고 화제는 다드림 커뮤니케이션(www.GoodDNS.com) 부스였다. 부스의 주인공들은 앳된 얼굴의 10대. 이른바 ‘파란 피의 아이’들이다. 사장인 표철민군(16·서울 윤중중 3), 마케팅 이사 고성훈군(윤중중 3), 도메인 감정사 배원진군(구정중 3) 등은 몸에 조금은 큰 듯한 양복을 입고 방문객을 맞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 회사 임직원 8명은 모두 중학교 3년생. 다드림은 중학생이 사업자등록을 한 1호 법인이다. 하지만 나이에 비해 표군의 경력은 간단치 않다.

그는 이미 지난 4월 독도 도메인(www.tokdo.co.kr)을 ‘독도사랑회’에 무상으로 기증하면서 화제가 됐던 인물. 나이가 너무 어려 사업자등록을 할 때 에피소드도 많았다. 세무서 등을 찾아가면 “어린 녀석이 왜 왔느냐” “10대가 창업을 한 전례가 없어 모르겠다”는 식으로 대해 곤혹스웠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끈덕지게 쫓아다녀 결국 지난 5월 사업자등록을 따냈다.

그가 처음 도메인 사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9월. 취미삼아 도메인 등록 대행 사이트를 운영했는데 저렴한 가격에다 독특한 모델로 입소문이 나 고객들이 급증했다. 표군은 그 무렵 캐나다의 투카우즈란 회사와 접촉, 신청 즉시 자동으로 도메인 등록이 되는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었다. 이때 번 돈으로 표군은 친구들을 끌어모아 회사를 차린 것이다. 사무실은 서울 여의도에 15평짜리 오피스텔을 빌려 사용하고 있다. 자본금은 전에 번 3천만원에다 친구 부모로부터 투자받은 2천만원을 포함해 5천만원으로 시작했다.

매출실적도 만만찮아 이미 올 2·4분기에 6천8백만원을 올렸고 연말까지는 4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그의 낮 생활은 여느 중3들과 다를 바 없어 오후 8시까지는 학교와 학원을 다닌다. 다만 오후 8시부터 ‘사업가 표철민’의 생활로 돌아간다. 표군은 “어릴 때 유일한(柳一韓) 박사의 책을 읽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기업인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앞으로 대학에 진학해 세계적인 인터넷 기업가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인열기자 yiyu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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