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비밀결혼’한국초연

2000.08.01 18:51

오페라단이 아니고 오페라 앙상블이다. 서울 세종문화회관(총감독 이종덕)이 국내 처음으로 ‘오페라 앙상블’ 작업을 선언했다. 오페라단의 이름으로 유명한 성악가를 ‘모셔오는’ 구태를 거부하고 ‘물건’이 될 만한 젊은 성악가들로 ‘오페라유격대’를 조직했다.

첫 공연은 도메니코 치마로사의 ‘아빠, 나 몰래 결혼했어요’(원제 ‘비밀결혼’). 8월15~24일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400석 규모)에서 한국초연된다. 물론 유명한 성악가들은 없다. 외국유학을 끝내고 갓 귀국했거나 유럽에서 활동하던 성악가들이다.

또 순수 국내파도 2명이나 있다. 모두 30~35세의 신진들. 한 배역에 두명씩 번갈아 출연하는데 제로니모역 최석길·이정근, 카롤리나역 양재희·김수진, 엘리제타역 김혜란·이효진, 로빈슨 백작역 민경원·이용찬, 피달마역 이아경·변정란, 파올리노역 김정권·이강호 등 12명이다.

이들은 노래만 잘 부르는 게 아니다. 연기력도 탁월하다. 연기가 되지 않는 성악가는 출연진 후보에도 끼지 못했다는 후문. 아리아가 쉽고 대중적이며 줄거리도 재미있는 이 오페라가 외국에서 자주 공연되지 않는 이유도 ‘연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18세기 오페라가 1972년에야 초연됐을까.

신분상승을 꿈꾸며 자신의 딸을 귀족과 결혼시키려는 상인과 이미 애인이 있는 딸, 동생과 귀족과의 결혼을 질투하는 언니 등 얽히고 설킨 갈등을 유쾌하게 풀어내려면 감정묘사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건 당연하다.

출연진 선정도 파격적이었다. 오디션없이 연출을 맡은 조성진씨(세종문화회관 공연예술부장)가 직접 개인테스트를 실시했다. 그는 “이번에 출연하는 성악가들은 성악계를 수소문해 찾아낸 보석들이다. 성악콩쿠르처럼 노래실력만으로 당락이 결정되는 오디션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며 “흔히 탤런트 강부자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듯이 그 배역에 맞는 성악가를 캐스팅하는 게 정상”이라고 설명했다. (02)399-1578

〈유인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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