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 비자금 조성 6계명

2000.10.01 17:02

‘비자금을 지켜라’

고스란히 들통나는 월급. 샐러리맨의 생활은 언제나 여유가 없다.

그래서일까. 휴가, 야근 명목으로 들어오는 얼마 안되는 현금으로 비자금을 조성하는 직장인들이 많다. 어차피 제 살 깎아먹기지만 그래도 어디 사는 것이 그런가. 그들이 털어놓는 비자금 조성 6계명.

1.신문에 난 기사를 조심하라

IMF 이후로 휴가비가 없어졌다고 말해온 황모씨. 그러나 지난 여름 아내의 집요한 추궁에 실토를 할 수밖에 없었다. 증거로 내민 신문에 회사 이름이 명기된 채로 ‘○○사는 20여만원의 휴가비를 지급토록 했다’고 기사가 난 것.

2.회사 직원이 같은 동네에 산다면 포기하는 것이 좋다

큰 혜택을 볼 수 있는 직원 아파트. 큰 이득을 보았다면 작은 이득은 포기하라. 언제 아내가 동료 부인을 만나 무슨 얘기를 들을지 알 수 없다. 김모 부장은 동네 시장에서 아내가 동료 부인으로부터 “회사에서 휴가비가 나와 애들 옷사러 나왔다”는 말을 듣고 한동안 ‘못믿을 남편’으로 낙인찍혔다.

3.고전중의 고전. 은닉장소를 잘 골라라

회사원 마모씨는 비자금을 책갈피에 넣어둔 경우. 그러나 집을 비운 사이 동생이 책을 빌려갈 줄이야. 부리나케 동생집으로 갔지만 동생은 다시 여자친구에게 책을 빌려주었고…. 용돈으로 5만원을 주기로 합의하고 찾은 돈. 생으로 날아간 5만원을 생각하면 자다가도 잠이 깬다.

4.조성 직후엔 부부동반으로 다니지 마라

생각지도 않던 연월차 수당이 현금으로 나온 날. 동료들과 철저히 약속을 하고 비밀유지를 위해 단합대회를 갖던 문모씨. 부부동반으로 한창 즐겁게 술을 마시던 중 “연월차 수당도 많이 받았으니 한 번 씁시다”라는 동료의 술김에 나온 말에 애써 조성한 비자금을 아내에게 바쳐야 했다.

5.이왕 저지르려면 철저하게 하라

기대하지 않던 연월차 수당이 나온 ㄷ사. 상사의 도움으로 수당을 급여통장이 아닌 개인통장으로 일괄취합해 넣어주는 조직력을 과시했는데…. 아뿔싸! 급여까지 개인통장으로 들어갈 줄이야.

6.들켰다면 솔직히 용서를 빌어라

휴가비를 따로 챙겼다가 아내에게 들킨 전모씨. 이미 다 썼음에도 엉겁결에 반밖에 안 썼다고 거짓말을 했는데…. 반이나마 다음날 현금서비스를 받아 아내에게 바친 남편. 악순환을 부른 거짓말. 만약 들켰다면 솔직히 빌어라.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

/이진구기자 sys1201@kyunghyang.com/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