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변의 습관은 사람에 따라 각양각색. 하루에 1~2번 배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주 동안에 1~2회 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각자의 평소 습관에 따르고 있는한 이상은 아니다. 하지만 매일 한번 배변을 보던 사람이 4~5일 이상이나 배변하지 않으면 뭔가 병을 의심할 수 있다.

변비는 변이 건조하고 딱딱해져 배변곤란이나 통증을 수반하는 상태. 소화기내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배변습관에는 개인차가 있으므로 며칠동안 배변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변비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또한 불쾌감은 별로 느껴지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상당한 양의 변이 장속에 쌓여 있는 경우도 있다.

우선 변비는 경련성 변비를 비롯, 습관성·이완성 등 크게 세가지로 나뉜다. 경련성 변비는 정신적인 긴장에서 오는 것이 특징. 스트레스 등의 이유로 해서 장을 움직이는 자율신경이 비정상적으로 흥분함으로써 장이 경련을 일으켜 변의 통과가 장애를 받게 된다.

변의 수분이 장벽으로 흡수돼 연필같이 가느다란 변이나 토끼똥같이 데굴데굴 구르는 변을 보게 되며 변을 보려는 의사가 있어도 배변이 곤란한 경우도 있다. 경련성 변비는 정신적인 긴장을 요구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서 많다. 변비 다음 설사가 일어나는 수도 있는데 이런 것들은 단순히 대장질환뿐 아니라 소화기관 전체의 운동기능 이상에 의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스트레스 해소가 치료의 지름길이지만 습관성일 때와 달리 섬유질이 적은 부드러운 음식을 먹는 편이 좋다. 정신안정제 복용도 유효하다. 생약형 설사약도 예전에 비해 부작용이 적어졌지만 변비치료의 기본은 식사를 조절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위·십이지장 궤양이나 담석, 부인과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이런 유형의 변비가 생길 수 있다.

습관성 변비는 변비중 가장 많은 것으로 자주 변의을 참다보면 어느샌가 습관성 변비가 되고 만다. 인간의 몸은 음식물이 위안으로 들어오면 결장에 강한 운동이 일어나 내용물이 직장으로 이동하면서 변의를 느끼도록 돼 있다. 이것은 위안에 음식이 들어있는 상태보다 완전히 공복상태이다가 갑자기 음식이 들어온 경우일수록 더 격렬하게 일어난다. 이럴 때 의식적으로 변의를 참으면 변의가 없어지고 마는 특징도 있다. 따라서 등교나 출근 때문에 아침의 변의를 참고 있노라면 어느샌가 습관적으로 변의가 없어져 변비가 되고 만다.

이런 습관성 변비를 막으려면 조금이라도 변의를 느끼면 꼭 배변하도록 힘쓰는 게 좋다. 그리고 변의가 없다 하더라도 아침식사 후에는 꼭 화장실에 가는 습관을 기르고 아침식사를 거르는 것은 금물이다. 오히려 약간 많다 싶을 정도로 아침식사를 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 또 평소부터 채소나 과일, 해조류 등 이른바 식물섬유질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다량 섭취하도록 하는 편이 좋다.

이완성 변비는 고령자에게 많으며 장 자체가 늘어져 배변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말한다.

원칙적으로 치료는 습관성 변비와 똑같지만 몸의 근육을 강화시키기 위해 복근을 중심으로 하는 전신운동이 효과가 있다. 변비에 걸리게 되면 쉽게 약으로 고치려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불규칙한 식사와 생활로 인해 생기는 변비는 먼저 생활습관과 올바른 식사습관을 갖는게 중요하다.

변비가 있는 사람이면 의사의 정확한 지시에 따라 생활하면서 몇가지 식품을 섭취하면 변비해소에 더욱 도움을 줄 수 있다. 통증이 있는 습관성 변비는 병원을 반드시 찾아야 하지만 없을 때는 무청과 고구마를 이용한 민간요법을 이용해 본다. 이 두가지는 모두 점액질과 섬유질이 풍부하기 때문에 소화나 변비에 도움을 준다. 무청과 고구마를 믹서기에 걸죽하게 갈아 아침 식전과 자기전에 한컵 정도 꾸준히 마셔본다.

또 매실을 계속 먹으면 카테킨산이란 성분이 위장기능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변비해소에 도움을 준다. 매실을 설탕에 재웠다가 술을 부어 만들어 마셔도 좋고 매실주스도 좋다. 이밖에 으깬 호도를 꿀에 개어 먹거나 살구, 땅콩기름, 참기름 등의 식물성 기름도 도움이 된다.

/이준규기자 jklee@kyunghyang.com/

/도움말/송인성교수(서울대의대 소화기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