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차기 대권주자 ‘충성도‘보단 ‘경쟁력’중시

2001.03.01 23:14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1일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와 관련, 새로운 언급을 했다. 김대통령은 충청일보와 경남신문 창간 55주년 기자회견에서 “국민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을 하늘같이 받들고 정도를 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21세기 지식기반 시대에 대한 경륜과 중산층과 서민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각오도 필요할 것”이라는 얘기도 덧붙였다. 전자는 야당후보와 붙었을 때 경쟁력이 있는 주자여야 한다는 뜻이고, 후자는 개혁노선을 승계할 충성도를 지칭한다. 물론 무게는 전자에 실려 있다.

예전의 김대통령은 후자에 기울어 왔다. 실제 올해 들어 김대통령은 ‘경쟁력’ 보다는 ‘충성도’가 주(主)였다. 김대통령은 지난 1월 22일 민주당 창당 1주년 기념식에서 “당이 잘못돼도 나만 살겠다는 이기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 성공한 예를 본 적이 없다”며 인기만을 겨냥, 돌출행동을 하는 차기 주자들을 경고했다.

아울러 남궁진(南宮鎭) 청와대 정무수석도 2월1일 기자간담회에서 “차기 후보는 당과 국가를 위해 누가 보든지 열심히 일했고, 당의 정체성을 지켜나가면서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는 결론이 나와야 한다”는 ‘지게론’으로 이를 뒷받침했다. 한결같이 DJ의 개혁노선을 승계할 ‘충성도’가 차기 후보의 핵심 요건임을 강조한 발언이다.

때문에 “국민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김대통령의 언명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무엇보다 야당 후보, 현재로선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를 꺾을 수 있는 경쟁력이 여권이 차기 후보 결정의 제1요건이 될 것이라는 시사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소위 ‘대세론’이 최대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암시다.

근래 경향신문 여론조사 등에서 이총재와 붙어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난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과 노무현(盧武鉉) 해양수산부장관, 고건(高建) 서울시장이 고무받을 만한 발언이다.

〈양권모기자 suls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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