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아시아로 온 ‘리골레토’

2001.05.01 19:16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가 아시아 버전으로 새롭게 선보인다. 글로리아 오페라단(단장 양수화)은 원작의 시대적 배경인 16세기 이탈리아 북부도시 만토바를 20세기 말 아시아의 가상 항구도시 K로 바꾼 ‘리골레토’를 5~9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오페라의 주무대인 만토바 거리는 폐허의 도시로, 만토바 궁정은 동·서문화가 충돌하는 하이테크 빌딩의 파티장으로 변한다. 또 만토바 공작의 방은 돈세탁이 행해지는 밀실로, 자객 스파라푸칠레의 집은 도시의 불빛이 보이는 다리 밑 폐차장으로 각각 재해석됐다. 세계화의 구호 속에 무너져내린 아시아적 가치를 점검해보는 무대인 셈이다.

주인공의 이름과 노래는 변하지 않는다. 바리톤 최현수·최종우씨가 꼽추 리골레토로 나오고 그의 딸 질다 역은 소프라노 박미혜·장미순·최인애씨가 번갈아 맡아 열연한다. 아리아 ‘여자의 마음’으로 유명한 만토바 공작 역은 이탈리아 테너 발터 보린과 강무림씨가 더블캐스팅됐으며 연주는 다니엘레 아지만이 지휘하는 서울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맡는다. 서울공연에 이어 홍콩 국제아트페스티벌 등에서도 공연될 예정.

연출자 장수동씨는 “베르디 서거 100주기 기념작인 만큼 연출에 동양적 비유와 상상력을 동원했다”고 말했다. (02)543-2351

〈유인화기자 rhe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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