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놀이문화 ‘유아체육교실’

2002.04.01 16:16

‘아이들을 마음껏 놀게 하면서 키우자’

같이 어울려 놀 형제자매나 친구들이 부족한 요즘 아이들. 조기영어니 영재교육에 쏠렸던 학부모들의 관심이 최근 놀이교육 쪽으로도 확산되면서 각종 유아 체육교실이 아이들의 발길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몇년전만 해도 활성화되지 않았던 관련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이 급속히 늘고 있는가 하면 소규모 업체들도 우후죽순격으로 생기고 있다. 골목길에서 끼리끼리 놀던 아이들의 길거리 놀이문화가 이젠 학원이란 새로운 놀이공간으로 옮겨가고 있는 모습이다.

▲어떤 것들이 있나=놀이체육 중 가장 잘 알려져 있는 곳은 ‘짐보리’. 생후 60개월까지 6단계로 구분돼 주 1회 3개월 단위로 등록한다. 철저히 놀이중심으로 운영된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고 있는 짐보리는 1992년 서초본원에서 시작해 올해만 벌써 5곳이 새로 문을 여는 등 전국 58개로 늘었다. ‘하바 놀이학교’는 생후 18개월에서 취학전 아동까지가 대상이다. 신체·인지·정서·교육을 골고루 하며 교사 3명에 아동 12명을 넘지 않도록 해 개인의 특성에 따라 놀 수 있도록 지도한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지난 98년 시작해 올해만 8곳이 오픈하는 등 39곳으로 급증했다. 현재 9곳에서 운영하고 있는 ‘짐슐레’ 역시 오는 6월까지 4곳을 더 개설할 예정이다. 이들 업체가 미국, 독일 등 선진국들의 사례와 교육방법을 들여온 업체들이라면 4년전 서울대 체육학과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이 만든 ‘지그재그’의 경우 순수한 토종교육법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곳은 기구나 교재를 주로 이용하는 다른 업체들과는 달리 아이들이 마음껏 뛰고 뒹굴게 할 수 있도록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등 운동을 놀이처럼 접근하는 것이 큰 특징이다. 대기자가 40~50명 정도나 되는 등 신청자가 몰려 현재 확장을 검토중이다.

▲조금 더 눈을 돌리면=유아체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백화점 문화센터도 관련 교실들을 잇달아 개설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봄학기 튼튼 동작놀이, 덩더쿵 전래놀이, 키즈클럽 체조교실, 울타리 놀이학교 등을 개설중이다. 가격은 주1회 8만~9만원선으로 짐보리 등 전문업체들과 비슷하거나 조금 비싼 편이다. 가락종합사회복지관 등 몇곳에서는 이와 비슷한 프로그램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값에 운영하고 있다. 체육학과 출신의 교사들이 체육관을 빌려 운영하는 소규모 신체활동 교실도 부모들 사이에서 입소문으로 퍼지고 있다. 7년간 유아체육을 가르치며 홈페이지를 개설, 관련 정보들을 나누고 있는 김도연씨(30)는 “지금까지 직접 접하거나 모아온 정보들에 따르면 서울에만 이런 곳이 적어도 200개는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수요가 많아진다=부모들이 아이손을 잡고 이런 시설들을 개별적으로 찾는 경우도 많지만 각급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도 체육교사 파견수업이 보편화됐다. 수요가 급증하면서 교사 양성도 시급해졌다.

이와 관련, 한국유아체육협회는 유치원 교사들과 체육교사 지망생들에 대한 재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전문대학에 유아체육학과들이 생기고 있는 것도 최근 두드러진 추세다. 이에 대해 김선진 서울대 체육교육학과 교수는 “요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놀이공간을 제대로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기본적인 수요가 많은 상황”이라고 전제하고, “전문업체들을 중심으로 좋은 프로그램들이 속속 개발되면서 소비자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아이들 교육이 인지교육에 한정돼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바람직한 추세”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각 지역마다 구민센터의 생활체육 프로그램이나 지역 생활체육 동아리 등을 통한 유아체육의 대중화가 더욱 필요하다고 한결같이 지적하고 있다.

/송현숙기자 song@kyunghyang.com/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