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라 ‘세단’…온다, 전설이 될 ‘새로운 기준’

2024.06.02 21:54

거부할 수 없는 흐름 ‘전동화’…내연기관 세단, 역사의 뒤안길로

뉴 올-일렉트릭 MINI 쿠퍼(왼쪽)와 뉴 올-일렉트릭 MINI 컨트리맨. MINI 코리아 제공

뉴 올-일렉트릭 MINI 쿠퍼(왼쪽)와 뉴 올-일렉트릭 MINI 컨트리맨. MINI 코리아 제공

BMW 전기차 iX2, 볼보코리아 전기 SUV EX30, 현대차 아이오닉9…전동화 모델, 국내 시장 출격 대기

전동화가 대세다. 더딜지언정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다. 강력한 내연기관 엔진과 성능·기술력에 기반한 명성을 앞세워 한 시대를 풍미한 전통 세단의 강자들도 세월 앞에선 속수무책이다. 단종 선언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간다.

이들의 ‘왕관’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하이브리드카, 전기차 등이 물려받고 있다. 새로운 전설의 탄생을 알리는 신흥 강호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낸다. 브랜드의 옛 영광을 재현하고 새로운 신화를 써 내려가겠다는 각오다.

잘 가라 ‘세단’…온다, 전설이 될 ‘새로운 기준’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쉐보레 중형 세단 ‘말리부’를 오는 11월 단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964년 1세대 출시 이후 약 60년간 세계 시장에서 1000만대 이상 팔린 인기 모델이다. 도요타의 캠리, 현대자동차 쏘나타, 혼다 어코드 등과 함께 중형 세단의 전성시대를 이끌기도 했다.

하지만 말리부도 장강의 도도한 물결을 거스를 순 없었다. 수년 전부터 글로벌 판매량이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GM은 말리부 단종 이후 이 차를 만들던 미국 캔자스주 공장에서 전기차 ‘볼트’ 생산을 더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포드는 이미 스포츠카 ‘머스탱’ 외에는 판매 중인 세단이 없다. 일본 스바루도 1989년 탄생한 중형 세단 ‘레거시’의 생산을 내년부터 접는다. 대신 스바루는 도요타, 마쓰다와 힘을 합쳐 전기차 전환 기조에 맞는 신형 엔진을 개발하기로 했다. 이들 3사는 5월28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새 엔진은 모터와 배터리, 기타 전기 구동 장치와의 통합을 최적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MINI 클럽맨 파이널 에디션

MINI 클럽맨 파이널 에디션

1969년 탄생한 소형 왜건 ‘MINI 클럽맨’도 퇴장을 앞두고 있다. 빈자리는 이르면 이달 중으로 국내에 상륙할 예정인 순수 전기차 ‘뉴 올-일렉트릭 MINI 쿠퍼’와 ‘뉴 올-일렉트릭 MINI 컨트리맨’이 이어받을 예정이다.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 MINI코리아는 지난 3월29일부터 4월21일까지 서울 신사동의 K현대미술관에서 MINI 브랜드의 역사는 물론 미래의 청사진까지 조망해볼 수 있는 전시 행사 ‘MINI 헤리티지 & 비욘드’를 열고, MINI 클럽맨의 55년 역사와 여정을 기렸다.

‘MINI 샵 온라인’(https://shop.mini.co.kr)을 통해 한정 수량(전 세계 1969대, 국내 150대)을 판매 중인 ‘MINI 클럽맨 파이널 에디션’을 끝으로 팬들에게 작별을 고한다.

르노코리아는 중형 세단 SM6의 생산을 조만간 중단한다. SM6를 생산 중인 르노코리아 부산 공장은 SUV와 전기차, 하이브리드카 중심으로 재편한다. 르노그룹은 한국을 제외한 국가에선 이미 2022년 3월부터 SM6(해외명 탈리스만) 판매를 접은 상태다.

소임을 다한 차량들이 펼치는 장엄한 낙조를 뒤로하고 동쪽 하늘에선 여명이 밝아오고 있다.

BMW코리아가 조만간 X2의 전기차 버전인 iX2를, 볼보코리아가 전기 SUV EX30을 내놓는다. 폴스타는 여름쯤 폴스타4를 한국 시장에 가져온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하반기에 마이바흐 EQS SUV와 G클래스 전동화 모델을 국내 시장에 선보일 방침이다. 현대차는 대형 전기 SUV인 아이오닉9을 올해 중 선보일 계획이다.

‘슈퍼카’라고 해서 전동화 흐름에서 비켜나 있지는 않다.

벤틀리모터스는 울트라 퍼포먼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4세대 ‘더 뉴 컨티넨탈 GT’를 오는 6월 말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순수 내연기관 파워트레인을 장착한 현행 모델은 올해까지만 생산할 방침이다.

2002년 최초로 탄생한 컨티넨탈 GT는 벤틀리의 새로운 탄생을 알린 모델이다. 탄생 4년 만에 판매대수를 연간 1000여대에서 1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등 브랜드의 고속 성장을 이끌었지만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내연기관에서 하이브리드로 변신을 도모한다.

최근 모습을 드러낸 2인승 럭셔리카 ‘바투르 컨버터블’도 벤틀리의 상징적인 6.0L W12 엔진을 탑재하는 마지막 모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적으로 오직 16대만 한정 생산 판매한다.

아메리칸 럭셔리 브랜드 캐딜락은 최근 브랜드 최초 순수 전기 SUV 리릭(LYRIQ)의 국내 출시를 공식화하고 사전 계약에 들어갔다. 리릭은 GM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얼티엄(ULTIUM)’을 적용한 최초의 모델이다. 최대 190킬로와트(㎾)의 고속 충전을 지원한다. 또 102킬로와트시(㎾h)의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465㎞에 이른다.

전면부에 현대적이고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직선형 헤드라이트를 넣었다. 탑승자가 리릭에 접근하거나 잠금을 해제할 때 펼쳐지는 ‘코레오그래피 라이팅’도 특징이다. 빛이 로고에서 시작해 양옆 헤드라이트로 퍼지며 운전자를 반겨주는 기능을 한다.

GM 한국사업장 커뮤니케이션 총괄 겸 최고 마케팅책임자 윤명옥 전무는 “캐딜락은 122년 전 초기 슬로건이었던 ‘세계의 기준(The standard of the world)’을 전기차 시대에 다시 한번 재현하고자 모든 브랜드 역량을 리릭에 집중했고, 마침내 또 하나의 상징적인 모델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포르쉐코리아는 올해 하반기 브랜드 두 번째 전기차이자 최초의 전기 SUV인 마칸 일렉트릭·일렉트릭 터보를 내놓을 예정이다.

2028년 순수 전기차 모델 ‘란자도르’ 출시를 앞둔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도 전동화 전략의 중간 단계로 ‘우루스SE’를 지난 4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오토차이나 2024’에서 선보인 바 있다. 람보르기니 최초의 하이브리드 SUV 모델이다. 전기(EV) 모드로만 60㎞ 이상 주행할 수 있고, 기존 내연기관 우루스보다 배기가스 배출량을 80% 줄였다. 람보르기니의 슈테판 빙켈만 회장이 오는 7월 우루스SE의 한국 공개 행사를 앞두고 직접 한국을 찾을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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