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진 개펄, 물오른 바닷맛‘남도로, 서해로’맛여행

2002.05.01 16:18

여행길은 맛따라 가는 길이다. 봄 채소가 향을 더해가고, 고기들은 살이 차오르며 알이 배는 요즘은 맛여행을 떠나기 가장 좋은 계절. 특히 남도 내륙과 서남해안은 풍광이 좋고 먹거리도 많다. 5월 여행길에 들를 만한 ‘소문난’ 별미집을 소개한다.여행길은 맛따라 가는 길이다. 봄 채소가 향을 더해가고, 고기들은 살이 차오르며 알이 배는 요즘은 맛여행을 떠나기 가장 좋은 계절. 특히 남도 내륙과 서남해안은 풍광이 좋고 먹거리도 많다. 5월 여행길에 들를 만한 ‘소문난’ 별미집을 소개한다.

▲남도 별미코스

남도는 풍요롭다. 산굽이 하나만 돌아도 끝없이 이어진 황토들을 만나고, 물굽이 하나만 건너도 기름진 개펄이 가득한 바다와 마주친다. 들과 바다의 풍요는 식탁에 나타난다. 초라한 밥집에 들어가도 형형색색의 김치와 가지각색의 젓갈, 무침과 부침개가 밥상을 가득 메운다. 남도 여행은 먹을 것이 있어서 언제나 즐겁다.

전남 장성의 고불총림 백양사와 일본에 천자문을 건네준 영암의 왕인 유적지, 보성의 국내 최대의 봇재 차밭, 순천의 평지석성 낙안읍성, 구례의 천년고찰 화엄사, 남원의 광한루…. 요즘 화창한 신록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남도의 명승지를 찾아가보자.

푸짐한 먹거리가 반겨준다. 백암산과 내장산을 끼고 있는 장성은 예부터 산채요리가 이름나 있다. 백양사 아래 사하촌에는 산채요리집만 해도 수십곳에 달한다. 이중 이름난 맛집은 정읍식당(061-392-7427)이다. 직접 담근 고추장에 산채를 듬뿍 넣어 비벼먹는 맛이 별미. 산채정식 8,000원, 비빔밥 5,000원.

영암에선 동락식당(061-473-2892)을 빼놓을 수 없다. 30년 넘게 읍내에서 낙지 연포탕, 장뚱어탕 등을 내놓는 별미집. 집주인이 직접 무안 개펄에서 낙지를 가져오기 때문에 항상 싱싱하다. 특히 낙지 연포탕은 전라도가 아니면 맛보기 힘든 별미. 전라도 말로 국물맛이 ‘개안하다’. 1만원.

영암과 보성 언저리에서는 맛고을 강진과 장흥을 들른다. 강진은 한정식이, 장흥은 바지락회가 유명하다. 강진 한정식은 남도에서도 푸짐하기로 소문나 있다. 기름진 바다와 들을 끼고 있기 때문. 그래서 조그마한 고을에 이름난 한정식집도 2~3개나 된다. 이중 청자골 종가집(061-433-1100)은 광주에서 15년동안 한정식을 하다가 4년전 기와집을 뜯어 옮겨왔다. 40가지 안팎의 반찬이 입을 즐겁게 한다. 한상(4인 기준) 8만원.

보성 벌교와 함께 개펄이 기름진 장흥의 별미는 바지락회이다. 바지락 조개를 깐 후 깨, 파, 마늘, 양파, 참기름, 설탕, 고추장을 버무린 다음 자연발효 식초에 버무린다. 손바닥만한 키조개를 구워먹는 것도 좋다. 수문포 앞에 위치한 ‘바다하우스’(061-862-1021)는 식당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남도 음식축제에서 대상을 받은 집으로 바지락회를 잘한다. 2만~3만원.

순천과 가까운 광양은 숯불고기가 이름나 있다. 참숯으로 불을 피운 화로에 놋쇠로 만든 석쇠를 올려 양념등심을 구워먹는다. 참숯향기가 골고루 배어있는 데다 육즙이 풍부한 고기맛 때문에 광주 등 대도시에서 찾는 사람이 많다. 석쇠불고기란 이름도 여기서 나왔다. 대한식당(061-763-0095)과 한국식당(763-1438) 등이 별미집. 대한식당은 2대째 맛을 대물림하고 있다. 1인분 1만1천원.

▲서해안 코스

서해안은 해산물이 풍부한 곳이다. 지질지질 실타래처럼 풀어진 해안선. 모래해변과 개펄지대가 적당히 섞여 먹거리가 많이 난다. 서해안고속도로가 뚫리기 전에는 교통이 불편했던 변산반도와 고창 구시포 일대, 함평 등 서남해안이 요즘 떠오르고 있는 맛기행 코스다.

변산반도의 곰소는 젓갈포구이다. 바로 인근에 곰소염전이 붙어있는 데다 칠산앞바다가 이름난 어장이었기 때문. 그래서 변산은 젓갈이 유난히 많다. 멸치액젓, 새우젓, 밴댕이젓, 꼴뚜기젓, 황석어젓, 고노리젓, 바지락젓, 갈치액젓, 어리굴젓, 아가미젓 등등. 1년 이상 천일염을 저장해서 간수를 뺀 소금으로 젓갈을 담그기 때문에 뒤끝이 씁쓸하지 않다. 최근 젓갈단지가 생긴 터라 관광식당이 대부분이다. 곰소쉼터(063-584-8007)는 깔끔한 양념 젓갈 맛을 볼 수 있는 집이다. 젓갈반찬이 9가지가 나오는데 젓갈 맛만 보다가도 밥 한그릇은 뚝딱 해치우게 된다. 젓갈정식 6,000원.

고창 선운사 일대는 사시사철 볼거리가 많은 곳. 선운사 숲길은 신록으로 눈부시다. 원형이 그대로 보존된 고창읍성, 국내 최대의 고인돌 유적지, 구시포 해변 등 어딜 가도 아름답다.

선운사 앞은 풍천만가(063-563-3420), 연기식당(562-1537), 용궁회관(562-6464), 신덕식당(562-1533) 등 수십곳의 장어집이 몰려있는 맛집거리. 선운사 장어는 바닷물과 민물을 오가며 자라는 풍천장어로 맛이 뛰어나다. 소금구이보다 양념구이가 많은데, 장어맛도 일품이지만 고소한 뼈튀김과 장어를 고아 만든 국물도 좋다. 1인분에 1만4천원 안팎.

나비축제가 열리는 함평 앞바다는 원래 해수찜이 이름난 곳. 유황성분이 들어있는 돌을 불에 달군 뒤 목욕 물에 넣는 해수찜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어부들이 지친 몸을 풀기 위해 시작했다고 한다. 해수찜 뒤에는 오리찜 같은 보양식을 먹는다. 신흥 앞바다의 ‘맛과 향기’(061-323-8200)는 20여종의 약재를 넣은 오리찜을 내놓는다. 3만원.

다음레저(02-725-2005)는 코오롱 관광, 롯데 관광, 모두 투어, 투어 익스프레스 등 5개 여행사와 함께 5월 별미투어 상품을 내놓았다. 신록으로 덮인 명승지를 돌아보고, 고장의 별미도 즐기는 건강 투어. 남도 코스, 서해안 코스, 동해안 코스가 있다. 남도와 동해안 코스는 7·10·14·17일 출발한다. 2박3일 일정. 2급관광호텔에서 묵는다. 27만5천원. 서해안코스는 7·11·14·18일 출발한다. 1박2일 코스. 16만원.

/최병준기자 bj@kyunghyang.com/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