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 세단·다목적 소형 ‘양극 질주’

2002.10.01 18:43

세계 4대 모터쇼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2002 파리모터쇼(Mondial de L‘Automobile)’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유 전시장에서 전세계 30여개국 700여업체가 참여한 가운데 개막돼 18일간의 공식 행사일정에 들어갔다.

연말까지 프랑크푸르트, 도쿄 모터쇼 등이 남아있지만 올해는 두 모터쇼 모두 상용차를 전시할 예정이어서 이번 파리모터쇼가 신형 승용차가 소개되는 올해의 마지막 행사다. 이 때문에 국내 업체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 일본의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이 새로운 양산차 모델과 컨셉트카를 이번 행사에 무더기로 선보였다. 올해 파리모터쇼에 출품된 차종을 중심으로 세계 자동차업계의 최신 경향을 살펴본다.

◇파리모터쇼란=올해로 81회를 맞이한 파리모터쇼는 1898년 세계 최초의 모터쇼가 열려 올해 105년째를 맞는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모터쇼다. 디트로이트·프랑크푸르트·도쿄 모터쇼와 함께 세계 4대 모터쇼의 하나로, 제네바 모터쇼까지 포함하면 세계 5대 모터쇼 중 하나로 꼽힌다. 그동안 양산차 위주로 출품됐지만 수년 전부터 컨셉트카와 신차들이 대거 발표되면서 다른 유수 모터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어떤 차가 선보였나=올해 파리모터쇼는 특별한 주제를 내걸지는 않았지만 이번 모터쇼에 출품된 새 양산차의 특징은 양극화라고 이름붙일 만하다. 호화 럭셔리 세단과 값비싼 스포츠카들이 대거 선보이는 한편 다목적성을 강화한 저렴한 소형차들도 각 메이커들이 앞다퉈 내놨다. 컨셉트카는 수소연료전지차나 고효율 연비의 커먼레일 디젤엔진차 등 환경과 에너지 문제에 초점을 맞춘 차들이 주로 선보였다.

<양산차>

▲벤츠 마이바하=전용기사가 운전하는 리무진의 전통과 벤츠의 혁신적 기술을 결합한 초호화 럭셔리 세단으로 미국에 이어 유럽시장에서 이번에 첫 선을 보인다. 앞뒤 조절 시트, 냉온음료를 보관할 수 있는 실내바, 전자식 채색유리로 된 선루프와 3대의 전화기, VTR, 휴대용 미니컴퓨터 등이 장착돼 있다. 주문한 사람은 자신의 차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공장에서 직접 지켜볼 수 있다.

▲아우디 A8=아우디의 최고급 차종에 해당하는 럭셔리모델로 355마력을 내는 4.2ℓ와 280마력짜리 3.7ℓ엔진 등 2종류가 있다. 6단 팁트로닉 자동변속기가 추가됐으며 내년부터 국내서도 판매를 시작한다.

▲재규어 뉴XJ=34년전 첫 재규어 XJ가 나온 뒤 7번째 모델이다. 차체 대부분이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으며 기존 모델에 비해 40% 가볍고 60% 더 단단해졌다. 앞차의 속도를 자동으로 인식,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속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차세대 정속주행장치를 달았다.

▲포르쉐 카이엔, 폴크스바겐 투아렉=포르쉐와 폴크스바겐이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신형 SUV 2종을 나란히 선보였다. 두 차의 스타일이나 주행성능, 타깃 시장은 판이하다. 포르쉐의 카이엔은 450마력짜리 4.5ℓ엔진을 달았고 폴크스바겐의 투아렉은 3.2ℓ와 4.2ℓ 등 작은 엔진이 얹혔다. 투아렉의 가격은 4만5천달러(5천만원 상당)로 카이엔보다 35% 정도 저렴하다.

▲시트로엥 C3플루리엘=세단에서 픽업까지 5개 형태로 변형이 가능한 다목적 차량이다. 소프트톱을 닫으면 ‘살롱’, 소프트톱을 열면 ‘파노라믹’, 뒤창을 차체 내에 집어넣으면 ‘카브리올레’가 된다. 지붕이 완전히 개방되는 ‘스파이더’와 ‘스파이더 픽업’으로의 변형도 가능하다.

▲포드 스트리트카=96년 파리모터쇼에 처음 등장한 뒤 지금까지 1백만대 이상 팔린 유럽형 인기 모델 카(Ka)의 2인승 로드스터 모델을 이번에 새로 선보였다. 1.6ℓ엔진을 얹었으며 내년 봄부터 판매된다.

▲페라리 엔조페라리=그동안 F60으로 알려졌던 페라리의 신형 슈퍼카가 페라리 창립자의 이름을 따 이번 모터쇼에 공개됐다. 67만달러의 높은 가격에도 불구, 생산에 들어가기도 전에 이미 전세계에서 349대가 예약됐다. 660마력을 내는 6.0ℓ엔진에 시속 100㎞를 3.5초 내에 주파한다.

▲BMW Z4=혁신적인 디자인을 채용한 2인승 오픈카로 올 가을 미국을 시작으로 내년 봄 유럽 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231마력의 3.0ℓ엔진과 192마력의 2.5ℓ엔진 등 2종류의 엔진을 얹는다. 10초만에 지붕을 여닫을 수 있다.

<컨셉트카>

▲GM 하이와이어=지난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발표한 ‘오토노미’의 업그레이드 모델로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며 자동차를 움직이는 데 필요한 모든 기계장치를 전기장치로 변환, 15㎝ 두께의 차대(섀시) 속에 집어넣었다. 운전대를 조수석으로 옮길 수 있고 차체 교환도 가능한 이 차는 2010년쯤 양산될 예정이다.

▲르노 엘립스=유해가스를 크게 줄인 100마력짜리 1.2ℓ커먼레일 디젤엔진을 얹었으며 지붕에는 태양전지를 장착하고 차세대 전기 시스템으로 각국이 개발중인 42볼트 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환경에 어울리는 미래 자동차의 면모를 보여준다. 차체 구조도 폐차 때 분해가 쉽고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문영두기자 ydmo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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