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드라마출연…KBS‘장희빈’전광렬

2002.11.05 16:00

‘허준’의 전광렬(43)이 붉은 곤룡포를 입고 2년만에 TV로 금의환향했다. 6일 첫방송되는 KBS 2TV 특별기획 드라마 ‘장희빈’(김선영 극본·이영국 연출, 수·목 오후 9시55분)이 복귀무대. 조선 19대 임금 숙종 역을 맡아 장희빈(김혜수), 인현왕후(박선영) 등과 극심했던 정쟁의 소용돌이를 헤쳐간다.

“숙종이 여인들의 치마폭에 휘둘린 왕이었다는 선입견은 뒤집혀야 합니다. 그보다는 비상한 두뇌와 냉철한 결단력으로 정쟁을 역이용, 3차례의 환국(換局)을 겪으면서 추락한 왕권을 끌어올린 인물이죠.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한 카리스마와 인간적 고뇌를 담아내 역사적 편견에 갇힌 숙종을 되살리겠습니다”

‘장희빈’이 안방극장에 선보이기는 1970년대부터로 이번이 4번째. 그러나 이번 21세기판 ‘장희빈’은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다. 장희빈과 인현왕후의 갈등에 무게를 두었던 종전의 관점에서 탈피, 남성들이 벌이는 정치적 투쟁에서 희생된 여인들과 이를 극복하려는 군왕의 운명에 초점이 맞춰진다. 강인한 왕권을 표현하기 위해 숙종이 말을 타고 활을 쏘는 등 역동적인 장면들도 연출된다. 태권도와 유도 유단자인 전씨는 “마상에서 활을 쏘기가 생각보다 어려웠다”며 “그러나 무예보다 중요한 것은 연기자의 눈매”라고 눈을 반짝였다.

‘허준’으로 국민적 인기를 누렸던 그는 “그동안 차기작을 고르는 데 상당한 중압감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왜 TV출연이 뜸하냐’는 팬들의 독촉도 빗발쳤다. 하지만 자신에게 모든 시선이 쏠렸던 ‘허준’ 때와 달리 이번에는 부담이 덜하다고.

“허준은 밑바닥에서 출발해 인간애와 의술로 성공하는 인물이었지만, 숙종은 반대로 절대권력을 가진 자가 장희빈의 성공기를 끌어내잖아요. 선후배 연기자들과 장단점을 서로 보완하며 공동으로 극을 이끌어가기 때문에 마음이 가벼운 편입니다”

그 사이 전광렬은 영화 ‘베사메무초’와 ‘2424’ 등에 출연했다. 각각 경제력을 잃은 나약한 가장과 잔꾀를 부리는 건달 역할. 줄곧 진중하기만 했던 TV속 이미지와 배치되는 파격이다. “스크린의 문법과 기다림의 인내를 배운 시간이었어요. 코믹 연기도 내면의 다양성을 표출하는 한 방편이죠. 내년 3월쯤에는 일본 영화 ‘철도원’을 연상케 하는 서정적인 영화를 촬영할 계획입니다”

“새 작품을 찍을 때마다 신명나는 굿판에 들어온 것 같아 힘이 난다”는 그는 “‘허준’이나 ‘청춘의 덫’도 겨울에 촬영을 시작해 대박을 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허유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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