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안로켓 ‘갈수록 태산’

2003.02.02 15:58

유럽이 자랑하는 발사체, 아리안 로켓이 위기에 처했다. 최근 아리안5 로켓 발사가 공중폭발, 발사 포기 등으로 잇따라 수포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13일 발사 예정이었던 로제타 위성은 전세계 천문학자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것으로 아리안의 명예에 치명타를 가했다.

로제타 위성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혜성에 착륙하는 인공위성이다. 로제타는 발사 후 9년동안 우주공간을 여행하다 2012년에 땅콩 모양의 작은 혜성 ‘위타넨’에 착륙할 예정이었다. 로제타가 혜성의 꼬리에서 나오는 가스와 먼지 등을 탐사하면 태양계의 기원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천문학계에서는 많은 기대를 했었다.

그러나 유럽우주기구(ESA)는 발사당일 로제타를 대기권 밖으로 실어보낼 아리안5-ESCA에 기술적인 문제가 생겼다면서 발사를 취소했다. 이 때문에 최소한 올해 안에 로제타를 발사할 수 없으며 앞으로 2년반동안 발사가 불가능하게 되었다.

아리안5는 지난해 12월11일에도 정상적으로 발사된지 3분만에 비행에 실패, 공중 폭발하는 바람에 6억달러를 대서양에 내던지는 비운을 겪었다. 2001년 11월28일에도 지상관제 컴퓨터가 발사 불과 3초전 로켓탑재 컴퓨터에 OK사인을 거부하는 바람에 아리안5 발사가 자동 중단됐었다.

아리안4는 100번이 넘는 발사중에 단 3번만 발사에 실패했는데 아리안5는 왜 이런 문제를 안고 있을까.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민경주 박사는 “새로 개발한 불칸2 엔진의 노즐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불칸엔진은 아리안 로켓 1단 아래에 달리는 메인 엔진으로 발사체의 추진력을 담당한다. 노즐은 엔진을 싸고 있는 부분으로 사람의 인체에 비유하면 목에 해당하는 중요한 부위이다. 아리안4는 불칸1엔진을 사용했으나 아리안5부터는 새로 개발한 불칸2엔진을 사용중이다. 불칸2는 7차례까지 재점화가 가능해 로켓을 발사한 뒤 궤도 변경을 하는 데 유리하다. 그러나 강한 힘을 발휘하기 위해 연소 시간이 길어진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민박사는 “화염에 노즐이 타지 않기 위해 온도를 내려주는 ‘쿨링시스템’을 함께 장착했으나 쿨링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열을 식히지 못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물론 자세한 것은 유럽우주기구가 아리안5의 실패 이유를 공식발표해야 드러날 것이다.

지난 1979년 아리안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래 157회의 발사 중 146회를 성공리에 끝냈던 아리안로켓이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두고볼 일이다.

/이은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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