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러 유럽간다” 한달간 장관휴업 ‘룰루랄라’

2003.07.01 18:40

“아르바이트하러 한달간 장관자리 비웁니다”

집권 6개월을 맞은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 좌파정부가 경제호전으로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고 있는 가운데 룰라 정부의 한 장관이 유럽 콘서트 투어를 하겠다며 아르바이트를 위한 한달짜리 휴가를 내고 ‘룰루랄라’를 외쳐 화제다.

룰라 대통령 정부에 문화부 장관으로 입각해 화제를 모았던 국민가수 출신 질베르투 질 장관(60)이 한달간 장관직 휴업을 선언하고 지난달 30일 유럽으로 콘서트 여행을 떠났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질 장관이 이처럼 한달짜리 ‘룰루랄라’를 결행한 동기는 순전히 ‘돈’ 때문이다. 그는 “장관 월급 2,900달러(약 3백50만원)로는 생활 수준을 유지하는 데 턱없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해도 어떻게 한달씩이나 장관직을 비울 수 있느냐고 갸우뚱하는 이들을 위해 그는 “장관직을 수락하는 조건으로 음악활동을 계속할 수 있다는 보장을 받았다”며 이번 콘서트 휴가는 ‘계약’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브라질에서 유명한 음악가 중 한명인 그는 앞으로 24일간 런던, 로마, 파리, 리옹, 빈 등 유럽의 대도시를 돌며 콘서트를 펼칠 계획이다.

지난 1942년 브라질 북부 살바도르 데 바이아에서 태어나 10대 때부터 음악을 시작한 질 장관은 브라질 팝음악의 혁명으로 평가받고 있는 ‘트로피칼리아 운동’의 선구자이자 싱어 송 라이터.

‘트로피칼리아’는 60년대말 브라질 독재군부정권에 반대하여 일어난 새로운 브라질 대중음악을 가리킨다. 질 장관은 동료 카에타누 벨로수, 갈 코스타 등과 함께 브라질 북동부 지방의 리듬을 바탕으로 강한 사회고발을 담는 음악운동을 주도했다.

이 바람에 군사정권에 밉보여 감옥을 살고 영국으로 추방되기도 했던 질은 민주화 바람이 불기 시작한 80년대부터 살바도르 시의회 의원과 환경 운동가 활동 등을 통해 정치에도 관심을 기울여왔다.

질은 음악활동도 왕성해 지난 99년 앨범 ‘콴타’로 그래미상을 받기도 했다.

〈유병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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