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몸이 하는 말]생리, 여자의 일생

2003.12.01 16:04

여자의 일생에서 성숙한 여인이 되는 첫 신호는 생리다. 이제 초경을 시작하면 엄마가 될 수 있다는 증거다. 그로부터 생리는 동반의 인연으로 근 40년을 간다. 생리하는 날만 세어도 꼬박 7년 이상을 생리와 함께 사는 셈이다.

모성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는 몸의 변화인 생리는 생명의 기반이자 미래의 확실한 약속의 기초다. 여성이 아기를 안 낳기로 결정을 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

여성의 양쪽 난소에서 다달이 교대로 성숙된 난자 하나를 배출하는 것이 배란이다. 난자는 난관을 통해 자궁으로 이동하는데, 이때 정자를 만나면 수정이라는 임신의 최초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때 자궁 내에서는 수정란의 착상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도록 호르몬의 변화와 함께 자궁내막이 증식한다. 그러나 수정이 안 일어나면, 즉 임신이 되지 않으면 이 증식된 내막이 실핏줄들과 함께 떨어져 나가는데 이를 월경(menstruation) 또는 생리라고 합니다. 생리란 그달에는 임신이 안되었다는 신호다.

생리의 기전은 은근히 복잡하다. 우선 뇌하수체의 난포 자극 호르몬의 영향으로 난소에서 난포가 자라면서 난자와 난포세포가 성숙한다. 난포에서 만들어지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젠에 의하여 자궁내막이 증식한다. 뇌하수체에서 급격하게 다량 분비되는 황체화 호르몬의 영향으로, 난포에서 난자가 난소 밖으로 나오는 배란이 일어나고 난포는 황체로 변하게 된다. 황체에서 황체호르몬을 생산한다.

황체호르몬은 수정란이 착상하기 좋은 자궁내막을 형성하지만 임신이 안되면 황체의 수명이 약 10일이 지나면서 급속히 줄어들며 자궁내막에 있던 혈관이 수축해, 결국 혈관의 끝부분이 파괴되면서 자궁내막이 혈액공급을 못받아 혈액과 함께 떨어져 나오는데 이것이 바로 생리다.

정상적인 생리를 위해서는 뇌하수체, 난소 및 자궁이 모두 정상적인 기능을 해야 하며 이중 하나라도 기능이 비정상적이거나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으면 정상적인 생리를 하지 못한다. 여성이 산부인과 병원을 방문하게 되면 한결같이 받는 질문이 생리에 대한 내용이다. 그만큼 여자의 일생에 생리는 매우 중요하며 건강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초경 나이, 가장 최근의 월경 시작일과 종료일, 생리주기, 생리기간, 생리량, 생리통 등 월경의 전반적인 사항에 대한 질문을 받는데 이를 월경력이라 한다. 산부인과뿐만 아니라 건강상 다른 문제가 있을 때도 기본이 되는 사항이다. 생리는 여성 건강의 신호등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

그러므로 생리가 언제 시작하여 언제 끝나는지 등을 일기를 쓰듯이 그때그때 기록해 놓는 습관은 여성이 자신의 몸을 아끼는 한 증거이기도 하다. 여자의 일생, 그 마법인 생리를 소중히 다루시고 기억하세요.

〈안명옥/포천중문의대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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