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환자 ‘입 안’ 단속부터

2006.11.14 09:18

[건강]당뇨환자 ‘입 안’ 단속부터

많은 당뇨환자들이 신장병, 심근경색, 동맥경화 등의 합병증을 무서워하면서 정작 치주질환의 위험을 간과하고 있다. 치과치료 과정에서 생길지 모르는 감염이나 치유 지연 등을 이유로 치과치료를 미루고, 설령 치과에 가려 해도 딱히 정해놓고 갈만한 곳이 없어 난감해하기 일쑤다. 결국 ‘당뇨병 걸리면 이 빠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안타까운 상황에 이르는 것이다.

# 당뇨환자 치주질환, 일반인보다 더 위험

당뇨 합병증이 시작될 땐 우선 입 안에서부터 많은 징후가 나타난다. 혀가 타는 듯한 느낌, 구강건조증, 구강 칸디다증(혀 위에 흰색 솜이 덮인 것처럼 보이는 증상) 등이 그것이다. 이런 변화는 당뇨환자의 혈당변화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당뇨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침 속 당 농도가 높아 프라그가 많이 생기고 충치나 치주질환 확률도 높다. 또 침 분비가 줄어들어 독성성분 제거, 구강 내 청결을 유지하는 자연치유 기능이 저하돼 입 속 세균독성이 더 강해진다. 당뇨병 환자에게 치주질환이 시작되면 나을 때까지 오래 걸리고, 계속 방치하면 치아를 잃게 된다.

당뇨치아 전문인 강남 이롬치과에 내원한 당뇨환자 43명을 분석한 결과, 57세 이전에 평균 7.6개의 치아상실률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많은 당뇨환자들이 발이나 눈 관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당뇨성 치주질환의 위험을 간과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치료 시 합병증에 대한 두려움이나 혈당조절 실패로 치과치료를 제때에 받지 못한 것도 원인이다. 많은 당뇨환자들이 치주질환을 방치하다 중증 치주염으로 발전, 치아가 빠지는 현상을 당연하게 여기는 안타까운 상황에 이르는 것이다.

# 잇몸관리 안 되면 혈당조절도 어려워

당뇨성 치주질환의 위험은 입 속에서 끝나지 않고 전신질환으로 퍼질 위험이 있어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대처를 해야 한다.

치아가 급속히 빠지거나 제 기능을 못하면 당장 1차 소화기관의 역할을 하는 저작활동에 문제가 생긴다. 음식을 조절해야 하는 당뇨환자가 현미, 거칠고 질긴 야채, 견과류 등을 제대로 씹지 못하면 식이요법에 실패하기 쉽다. 소화불량, 영양불균형도 일어나고 이로 인해 혈당조절도 더욱 힘들어진다. 혈당조절 실패는 다른 당뇨 합병증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된다.

잇몸염증을 일으키는 입 속 세균이 혈관을 타고 몸 속에 침투해 더 넓은 부위의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이는 면역력 약한 당뇨환자의 전신건강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최근, 당뇨병 환자의 치주질환이 혈당조절을 어렵게 할 뿐 아니라 심혈관 질환, 뇌졸중 등 합병증을 조기에 발병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어 구강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 합병증 생기기 전 구강관리 제대로 해야

[건강]당뇨환자 ‘입 안’ 단속부터

당뇨환자는 당뇨진단을 받은 즉시, 치과공포를 극복하고 치과와 친해져야 한다. 일반인보다 치주질환에 걸릴 위험이 3배 이상 높고, 진행속도 또한 2.6배 빠르기 때문에 뚜렷한 자각 증상이 없어도 정예화된 프로그램을 통해 3~6개월에 한번씩은 꼭 치과 정기검진이 필요하다. 잇몸이 벌겋게 붓고 양치질 시 피가 난다면 치주질환 초기증상이므로 즉시 치과에 가야 한다. 이 때를 놓치면 잇몸에서 고름이 나오고 치아가 흔들거리는 중증 치주질환으로 발전하여 잇몸수술이 불가피하다. 상태가 심각해질수록 예민한 당뇨환자들이 치과치료 시 받는 스트레스와 비용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치과에서 올바른 치아관리법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다. 당뇨환자는 당뇨 진단을 받은 그 순간부터 새로운 치아관리방법을 배워야 한다. 칫솔질할 땐 칫솔을 약 45도 기울이고 문지르는 식으로 부드럽게 하고, 혀 상단의 거친 부위도 칫솔로 깨끗이 닦아준다. 칫솔모의 한 줄을 치아와 잇몸이 맞닿는 곳 깊숙이 놓고 손을 가볍게 진동시키는 것도 잇몸마사지 효과를 줄 수 있어 좋다. 치아 사이 세균 제거를 위해 하루 두 번 치실 사용도 필요하다.

당장 칫솔질이 불가능할 땐 섬유질이 들어있는 채소를 섭취하여 치아에 붙은 찌꺼기를 제거해주는 것도 좋다. 당뇨환자는 입 안이 건조한 만큼 입냄새도 심해지므로 입 안이 바싹 마른다면 물로 자주 헹구어주어야 한다. 칫솔질만으로 없애기 힘든 치아 사이 치태와 치석 제거를 위해 6개월에 한번씩은 치과에서 스케일링도 꼭 받아야 한다.

강남 이롬치과 안홍헌 박사는 “치과질환이 있어도 치과공포 때문에 잇몸약만 사먹다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쳐 치아를 상실하는 당뇨환자가 많다”며 “잇몸병도 당뇨합병증으로 인식하고 당뇨 초기에 미리 치주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준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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