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그물짜기]44. 서귀포 위미1리-대형선망수협

2007.05.01 18:38

따뜻한 남쪽나라 제주도. 서귀포시 위미1리는 제주도에서도 남쪽에 위치해 1년 중 가장 추운 1월의 평균 기온이 섭씨 5.9도다. 때문에 위미리에서 생산되는 감귤은 제주도에서 최고 명품으로 꼽힌다. 요즘 위미1리 포구에서는 해녀들이 갓 잡아온 소라를 다듬는 작업이 한창이다.

서귀포시 위미1리 어촌계 해녀들이 위미항 포구에서 갓 캐낸 소라를 다듬는 작업을 하고 있다.

서귀포시 위미1리 어촌계 해녀들이 위미항 포구에서 갓 캐낸 소라를 다듬는 작업을 하고 있다.

위미1리 어촌계 인원은 현재 101명. 이중 해녀가 60명이다. 소라나 성게·오분자기가 주소득원이다. 대부분은 감귤농사를 짓는 반농반어를 하고 있다. 수 년전만 해도 어선 한 척이면 한 가족이 먹고 살았지만 해마다 어획량이 감소하면서 이제는 감귤농사로 발생하는 수입이 없으면 살림을 꾸리기가 힘든 상황이다.

위미포구에서 5.3㎞쯤 떨어진 0.09㎢ 크기의 무인도인 지귀도는 위미 어촌계를 지탱해 주는 황금어장이다. 지귀도는 애초 10여 가구가 보리농사와 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유인도였으나 1948년 제주 4·3사건 이후 주민들이 모두 떠나 무인도가 됐다.

지귀도 주변은 2001년 제주도 최초 유어장(遊漁場)으로 조성되기도 했다. 유어장은 스쿠버다이버들이 바닷속에 들어가 작살로 2마리까지 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허용되는 곳이다. 연간 300여명의 애호가들이 이곳을 찾아 벵에돔과 돌돔 등을 잡고 있다.

위미1리는 관광어촌 체험마을로도 지정돼 있다. 2003년 5억원을 들여 위미항 진입로를 확포장하고 해양 소공원도 꾸몄다. 포구 입구에 관광안내시설도 갖췄다. 그러나 관광객을 끌어들일 만한 후속 대책이 뒤따르지 못해 관광체험 마을의 효과는 미미하다.

위미1리는 해녀마을로도 유명하다. 일제강점기 때만 해도 집집마다 해녀가 없는 집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지금은 해녀 대부분이 고령화되면서 아예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위미 해녀들은 요즘 소라가격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본이 노로바이러스를 이유로 소라수입을 금지하면서 제주산 소라의 수출길이 막힌 까닭이다. 1㎏당 5000원을 받던 소라가 3000원에도 입찰이 되곤 한다.

위미1리에 최근 걱정거리가 또 생겼다. 해군본부가 위미1리를 해군기지 후보지로 검토하면서다. 주민들은 마을 입구 곳곳에 현수막을 걸고 반대운동을 하고 있다. 해군은 위미항구의 지반이 현무암으로 매립조건이 우수하고, 수심도 15m로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며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위미1리 주민들은 “가뜩이나 소득이 줄어 생계가 막막한 상황인데 군 시설까지 들어서면 규제도 많아질 것이고 관광객 감소도 예상된다”며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위미1리 어촌계는 지난 3월 자매결연을 한 대형선망수협에 적지 않은 기대를 걸고 있다. 1000여명의 조합원을 위미1리로 초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위미1리 고방길 어촌계장은 “마을에 자본금이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다양한 관광사업을 추진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정부가 사업추진시 자부담 비율 20%를 5%로 낮춰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민들의 어획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마을 중심어장인 지귀도에 대형 인공어초장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강홍균기자 khk5056@kyunghyang.com〉

-위미1리 가는 길-

[희망의 그물짜기]44. 서귀포 위미1리-대형선망수협

제주시에서 출발하면 동부산업도로를 거쳐 남조로로 진입하는 것이 좋다. 남조로를 따라 의귀·위미3·위미2리를 차례로 지나면 바다 냄새가 물씬 풍기는 위미1리가 나온다. 마을복지회관이 보이는 길목으로 들어서면 어선이 가득 정박해 있는 위미항을 만날 수 있다. 매일 오후 4시쯤이면 바다 물질을 끝낸 해녀들이 줄지어 뭍으로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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