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후보 선대위 특징 ‘슬림화’와 ‘네트워크 강화’

2007.10.01 03:00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의 특징은 ‘슬림’ ‘네트워크’ 두 단어로 요약된다. 기존 피라미드식 선대위 조직에서 벗어나 속도와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기업의 장점을 따오고, 지난 대선 실패에서 교훈을 얻자”는 게 이후보측 설명이다.

이명박 후보 선대위 특징 ‘슬림화’와 ‘네트워크 강화’

구체적으로는 중앙선대위를 최소화하고, 대신 지방선대위를 대폭 강화해 중앙과 지방 조직을 네트워크형으로 구성키로 했다. 중앙선대위의 경우도 전략홍보기획조정회의·경제살리기특위·국민통합특위·일류국가비전위원회 등 독자적 권한을 가진 4개의 기구를 병렬 배치할 예정이다. 후보 지근거리의 비서실·대변인실·유세단·특보단 등은 모두 실무 중심의 보좌기능으로 조정했다. 과거 중앙선대위에 대거 포진하던 중진 의원들은 되도록 지역으로 ‘하방(下放)’해 득표에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협의체 형식의 전략홍보기획조정회의는 각종 대선전략을 사실상 총괄한다. 경제살리기특위는 경제계 명망가들을 대거 영입, 경제관련 공약을 가다듬고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국민통합특위는 외연확대 작업을 총괄하고, 일류국가비전위(위원장 김형오)는 당 정책위와 대선공약을 담당한다.

핵심 참모는 “정당 조직 중심의 기존 선대위는 수직적 구조로 현장과 떨어지고 의사 결정도 늦다”며 “이후보는 CEO에서 바로 현장과 연결되는 조직을 염두에 두고 있다. 허리 부분을 없애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 경우 현장의 미묘한 흐름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16개 시·도 선대위도 중앙선대위 산하가 아닌 후보 직속으로 병렬 배치된다. 각 시·도당 위원장이 지방선대위 본부장을 맡되, 위원장은 서울의 홍준표 의원 등 중진이나 지역 명망가를 영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 충청·호남 등 지역·직능별 특성에 맞게 접근법을 달리하는 방식으로 조직을 꾸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조직의 불안정성이나 충성도는 아킬레스건으로 남는다. 수평적·경쟁적 구조는 중진·재선·초선 등과 같은 위계질서의 해체를 가져오면서 ‘모두가 후보만 바라보는’ 식의 미묘한 긴장이나 불협화음을 만들어낼 여지가 있다.

당초 이후보측은 1일쯤 선대위 구성을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인선작업이 지체되면서 출범은 남북 정상회담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김광호기자 lubof@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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