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삶

‘조선왕조 500년’ 유지 비결은…

2009.10.01 16:39

▲조선은 어떻게 부정부패를 막았을까 …이성무 | 청아출판사

[책과 삶]‘조선왕조 500년’ 유지 비결은…

조선 왕조가 500년을 넘게 유지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유교적 통치이념 때문이라 하기도 하고 과거제도 때문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유교와 과거제도가 조선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국사편찬위원장을 지낸 저자는 그 비결로 ‘부패 방지를 위한 노력’을 꼽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부패를 막았을까. 무엇보다 권력 독점을 저지하는 데 주력했다. 이는 왕권과 신권의 균형으로 구현됐는데 핵심적 기능을 했던 것이 대간과 감찰, 그리고 암행어사 제도다.

책은 조선시대 부정부패를 막던 삼중 장치인 대간·감찰·암행어사 제도의 운영과 그 변모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보여준다. 대간은 관료의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사헌부와 국왕의 독주를 간쟁하는 사간원을 말한다. 여론을 무기로 왕에게 잘못이 있다 싶으면 목숨을 걸고 직언했다. 고위정치관료의 비리와 잘못도 거리낌없이 탄핵했다. 주목되는 것은 소문만으로도 탄핵을 할 수 있게 해 탄핵업무가 위축되는 것을 막았다는 사실이다.

아울러 저자는 대간제도가 절묘한 권력 균형을 이루고 있었음에 주목한다. 삼공육경을 비롯한 고관대작을 견제하는 대간에 대한 인사권은 이조전랑에게 있었다. 삼공육경은 상관으로서 이조전랑을 제어할 수 있었다. 이조전랑과 대간, 삼공육경이 서로 삼각관계를 이루어 권력을 균점하고 있었고, 이러한 권력의 균점이야말로 조선왕조가 안정된 정치를 구현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사헌부의 하급관원인 감찰은 곳곳에 파견돼 일반 관리들의 부정부패를 감시했다. 조선에만 있었던 암행어사 제도는 지방수령, 토호들의 전횡을 막기 위해 설치된 것으로 아래로는 민생 안정을, 위로는 중앙집권화의 기틀을 다졌다.

책은 말미에 총체적 부패와 도덕적 해이가 만연한 이 땅 이 시대로 돌아온다. 저자는 단기적으로 권력형 비리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말하면서 거시적으로는 조선시대처럼 공교육을 통해 도덕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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