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대책 토지 사막화 억제에 초점 맞춰야

2010.04.01 17:53 입력 2010.04.01 23:22 수정
박인성 | 중국 저장대 토지관리학과 교수

중국 장강 이남 지역인 저장성 지역은 원래 ‘황사’ 기후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6년째 이곳에서 살고 있는 필자는 매년 이맘때쯤 한국에서 황사 관련 뉴스를 들으면 왠지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어제도 대기 중에 황토분진 기운이 느껴졌다. 올해 들어 벌써 두번째다. 이처럼 올 봄 황토분진 기후의 특징은 원래 영향권이던 베이징을 포함하는 중국 화북지역은 물론 안후이, 후베이, 쓰촨에 이어, 장강 하류 남방지역인 장쑤, 저장지역까지 확대되었다는 점이다.

한편 중국 서남부 윈난성, 궤이저우성 일대는 다섯 달 이상 계속된 가뭄으로 강과 호수가 바닥을 드러내거나 역사상 최저수위가 된 지 오래다. 중국내 뉴스는 식수조차 확보하지 못하는 주민들이 급수차를 기다리며 물통을 들고 줄을 서있는 모습, 인공강우를 내리고자 공군기가 작업을 시작한다는 등 가뭄 피해 관련 표제로 뉴스를 시작한 지 이미 열흘 이상 되었다.

중국의 서북부 신장과 내몽골 및 몽골 중서부 지역에서는 매년 11월에서 이듬해 5월까지 자주 강풍이 발생하는데, 이때 모래와 황토분진이 소용돌이치며 상승한다. 계절적으로도 지표면의 흙을 잡아주는 식생이 부족한 동절기이고, 이 지역의 사막화된 토지에서 대량의 모래와 황토분진이 소용돌이치며 이동하면서, 농경지와 도로와 철도를 덮고 심지어 사람의 생명까지 덮어 버리기도 한다.

강풍 발생은 기상 현상이지만 모래와 황토분진을 공급해 주는 것은 사막과 사막화된 토지이다. 따라서 황사에 대한 정책적 대응을 위해서는 기상 측면보다는 사막화를 초래한 토지이용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장구한 기간 중국 대륙의 토지에는 농업생산력 증대를 위한 인간의 노동이 투입되어 왔고, 1949년 이후에는 “대약진” 등의 구호를 내세우고 군중동원을 통해 경지 개간과 식량 증산이 적극적으로 추진됐다. 그 결과 광대한 면적의 유목용 초지와 임지가 경지로 개간, 경작되었으나 토지의 생산성이 높아질수록 지력과 생태환경 내성은 한계상황에 도달했다. 주변 토지를 적셔주는 물을 끌어다 농업용 관개용수로 이용(?)하면서, 물길이 끊긴 주변 토지의 사화(沙化)가 촉진됐다.

중국 정부가 99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서부 대개발 정책의 하나가 생태환경 건설과 퇴경환림환초 사업이다. 이제까지 임야와 초지를 개간하여 만든 경지를 다시 임야나 초지로 환원시키겠다는 사업이다. 인간의 오만과 무지에 대한 자연의 복수를 뒤늦게 깨달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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