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즐거운 무거고 김영주군

2011.02.01 14:23

1월 24~25일 경상대학교에서 제 11회 전국 중고등학생 이야기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에서 울산 무거고 학생 김영주군이 1등상인 한빛상을 받았다. 김영주군에게 1등상을 받은 수상소감과 대회를 준비하면서 있었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김영주군

김영주군

수상한 소감이 어떤가?
'이야기'로서 다양한 사람들에게 웃음과 깨달음을 줄 수 있는 대회에 나간 것만 해도 크나큰 영광인데, 이렇게 값진 상까지 받게 되어 굉장히 기쁘다. 많은 대중 앞에서 이야기를 잘 풀어나갈 수 있게 지도해준 노지영 선생님과 언제나 나의 다양한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소중한 우리 무거고 친구들과 가족에게 고맙다.

김영주군이 대회에서 선바위 전설을 발표하고 있다.

김영주군이 대회에서 선바위 전설을 발표하고 있다.

수상한 이야기는 어떤 내용인가?
울산 12경 중 하나로 꼽히는 '선바위'의 전설을 이야기했다. 통일신라시대 진흥왕 12년, 태화강 상류의 어떤 마을에 한 절세미인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공양미를 하러 이 마을로 내려와 처녀를 보게된 스님은 절에 와서도 처녀의 아름다움을 잊을 수가 없었다. 며칠 후 공양미를 하러 그 처녀의 집으로 가서 그 처녀의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손을 꽉 잡아버린다. 처녀는 너무 놀라 문을 닫아버린다. 여인에게 자신이 사랑을 표현함으로써 힘들게 했다는 사실에 미안함을 느끼고 다시 마을로 내려와 처녀에게 사과하는데 그땐 처녀의 마음도 이미 젊은 스님으로 차있었다. 하지만 바로 그때, 날이 갑자기 어두컴컴해지면서 하늘 구름 사이로 큰 용 한마리가 나타난다. 용이 물고있던 여의주의 빛이 스님을 비추자 스님은 돌이 되어서 비참한 벌을 받게 된다. 처녀는 스님을 향해 그 깊은 강으로 가다가 결국 수중영혼이 되어버린다. 그때부터 이 마을을 바위가 들어선 마을이라고 하여, 아직까지도 들어올 입(入)에 바위 암(岩)하여 입암마을이라 부른다. 입암마을 사람들은 처녀와 스님으로 인해 상처를 받았을 하늘에 제사를 지내야 풍년이 든다고 하여 아직도 제사 지낸다. 제사를 지내면서 부르는 노래를 '울산아리랑'의 음에 개사를 하여 노래를 부르며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왜 이 선바위 전설 이야기를 하게 되었나?
이야기의 갈래가 크게 '요즘이야기'와 '옛날이바구' 이렇게 두개로 나눠지는데 대부분 학생들이 옛날이바구를 할 때는 좀 지루해하고 따분해한다. 그래서 나는 옛날이바구를 요즘이야기처럼 듣기 편하게 단어도 많이 바꾸고 이해시켜 옛날이야기의 진정한 멋과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옛날이바구 중에서도 우리 아름다운 고장, 울산을 알릴 수 있는 좋은 이야깃거리를 찾아보았다. 찾아본 결과, 울산 12경 중 하나로 꼽히는 선바위의 전설이야기를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되었다. 처녀와 스님의 사랑으로 하늘이 화가 나 그들에게 벌을 내리는 이야깃거리.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재미있게 들려줄 자신이 있어서 이 이야기를 선택했다.

연습은 어느 정도로, 또 어떻게 하였나?
예선과 본선, 각각 한 달 정도 연습했다. 예선연습은 직접 울산시 울주군 입암리에 가서 선바위를 부모님과 함께 구경하며 이야기의 겉살을 어떻게 꾸밀지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했다. 처음에는 이야기가 재미없게 느껴졌다. 하지만 노지영 선생님의 지도하에 잘 할 수 있었다. 선생님과 예선 1달 앞두고 점심시간과 쉬는시간을 이용해서 짬짬이 만나 계속 이야기를 풀어갔다. '보여주기' 방식과 '말하기' 방식을 적절히 섞어 이야기를 더 돋보이게 해보면서 조금씩 발전해나갔다. 그리고 예선을 며칠 앞두었을 땐 우리 반 친구들 앞에서도 한번 이야기를 풀어보고 친한 친구 몇 명을 화장실로 데리고 가서 이야기를 푸는 등 황당할 정도로 연습을 많이 하였다.
본선을 앞두었을 땐 실전감각을 키우기 위해서 시청각실(다목적 강당)에서 자리에 사람들이 꽉 차 있다고 상상하며 마이크를 잡는 연습, 몸짓 등을 다양하게 연습했고 선생님의 도움으로 우리 친구들의 학급을 모두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펼치는 등 수 없이 연습했다.
그래서 였을까? 정말 수상의 영광이 울산 예선에서, 그리고 이 본선에서까지 이어 졌을 때 노지영 선생님의 눈가는 붉어졌고 나의 마음은 벅찼다. 끝없는 연습과 열정이 이야기를 더 잘 풀 수 있게 한 것 같다.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즐거운 무거고 김영주군

한빛상을 예상했었나?
전혀 예상 못한 결과다. 하지만 이 대회의 결과가 나에게 후회 없는 대회일 자신은 있었다. 그것은 시상내역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내가 노지영 선생님의 지도를 바탕으로 열심히 끊임없이 연습했기에 어떠한 결과에도 난 후회 없을 자신은 있었다. 헌데, 이리 결과도 좋게 나와서 문학적인 표현으로, 하늘을 날 것 같다.

원래 그렇게 대중앞엣 이야기 하는것을 좋아하나?
대중 앞에서 무슨 이야기나 연설을 하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나는 참 욕심이 많다. 돈이나 이런 것에 대한 욕심보다도 대인관계에 대한 욕심이 참 많은 사람이다. 많고 다양한 사람 앞에서 이야기하는 일이 너무 좋다. 초등학교, 중학교를 거쳐 지금 이 무거고등학교에서도 그 사람 좋은 나의 욕심을 채우며 학생회장을 계속 해오고 있다. 그 학생회장을 하며 다양한 친구들과 후배들 앞에서 이야기하며 서로 마음을 주고 받을 때가 난 가장 행복하다. 또 이런 대회가 있다는 사실을 중학교 때 알려주신 김상희 선생님께 감사하다.

김영주군과 노지영 선생님

김영주군과 노지영 선생님

수상발표가 났을 때 어떤 생각을 했나?
멍했다.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이 생각했다. 나는 어떤 분야에서 내가 공적으로 인정받은 적 없는 놈이다. 수상발표가 딱 나기 직전 작년 여름 돌아가신 외할머니에게 잠시나마 기도했다. 외할머니께서는 유년기에 잠시 나를 돌보아주셨는데 돌아가시기 전 외가댁에서 재롱을 부리면 '헤고, 별난 놈 다 있데이. 말해가 살아라.' 하시던 그 웃음소리가 들렸다.
지도해주신 노지영선생님과 학교친구들도 고마웠지만, 이상하게도 수상발표가 났을때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은 다름 아닌 '김영주'라는 사람이다. 지금까지 연습해왔던 내 모습과 초중고 학창시절을 지나치며 학생회장을 하며 많은 대중 속에서 행복하게 웃는 내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오현경/인터넷 경향신문 대학생 기자(웹場 baram.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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