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등록금 릴레이 시위-139일

한동대 김정호

2011.11.01 14:57

[반값등록금 릴레이 시위-139일] 한동대 김정호

새파란 하늘 쨍쨍 해가 떴다. 분명 어제와 날씨는 같지만, 그날은 아니다. 어제와 같은 거리, 지나가는 사람들, 일정하게 바뀌는 신호등, 언제나 같은 노선의 버스들. 한결같아 보이는 광화문 광장에, 한결같이, 매일,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피켓을 들고 서있는 사람이 있다. 물론 그 피켓도 한결같은 내용을 담고 있지만, 그 피켓을 들고 서 있는 사람은 늘 바뀐다. 138명의 사람들이 1인 시위를 하였다. 이들의 생각도 하나같이 반값등록금을 바라는 마음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광화문 광장에 1인 시위자의 모습이 보인다. 훤칠한 키 덕분인지, 오늘따라 피켓의 위치가 높다. 한동대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김정호 씨에게 오늘 1인시위에 참여하는 이유를 물었다. 김정호 씨는 “반값등록금에 대해 관심이 많았는데, 서울에 올라온 김에 1인 시위를 하고 싶었다. 포항지역에는 반값등록금 문제에 대해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서울만큼 활발하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또 김정호 씨는 1인시위하는 것에 대해 “오늘 반값등록금 1인 시위 참여하는 것 때문에, 교수님과 면담할까봐 걱정스럽다”고 말하며 웃었다. 김정호씨는 “나는 지금 27살이다. 헌데 지금이 3학기이다. 등록금 좀 벌어볼까 해서 인턴도 해보고 알바도 해보고 회사도 다녀봤다. 하지만 돈이 번다고 모이는 것이 아니다. 생활비도 필요하다. 또 번만큼 쓰는 것도 있다. 창업에도 관심이 많아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지금은 학자금대출을 받아 학교에 다닌다.”고 말을 이어나갔다.

[반값등록금 릴레이 시위-139일] 한동대 김정호

또 “저를 스쳐가는 사람들 모두 반값등록금 문제가 남의 얘기가 아닐 것이다. 그러니 모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평소에 ‘착한생각을 하고 작은 실천을 하자’는 신념을 갖고 산다. 앞으로도 이런 활동을 통해 나의 신념을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오늘 참여연대에서 주최하는 시위가 반값등록금 1인 시위와 또 다른 시위가 있었다. 참여연대 관계자분은 다른 시위를 철수하는 과정에서 1인시위도 철수해야겠다고 말했다. 다른 시위 피켓을 사무실로 들고 가는 김에 1인시위 피켓도 들고 가려는 것이었다. 원래 1시까지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해야 했지만, 관계자 분의 편리함을 위해 피켓을 내어드렸다. 10분 일찍 끝난 1인시위가 내심 아쉬웠다. 그 10분 동안 다른 누군가에게 반값등록금 문제를 알릴 수 있고, 등록금 문제를 다시 상기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반값등록금 릴레이 시위-139일] 한동대 김정호

나는 네 번 반값등록금 1인시위를 취재했지만, 세 번 실망스러웠다. 두 번의 펑크와 긴급한 수습, 오늘 같은 일 때문이다. 반값등록금 실현은 중요한 문제이고 많은 사람들이 바라는 일이지만, 1인시위가 명목상으로 유지되고 매너리즘에 빠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물론 참여가 많이 부족한 요즘 1인시위를 통해 참여의 기회를 넓히고, 꾸준한 모습으로 반값등록금의 실현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막막한 현실 속에서 지쳐가는 건 안타깝지만 사실인 듯하다.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반값등록금을 요구하는 1위시위가 계속되고 있고, 우리도 매일 그 기록을 남기고 있다는 사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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