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서 퇴사한 노동자가 ‘재생불량성빈혈’이란 병목으로 사상 첫 산업재해 판정을 받았다. 근로복지공단은 삼성전자 반도체 조립 공장 등에서 5년5개월여 근무한 여성 노동자 ㄱ씨(37)의 ‘혈소판감소증 및 재생불량성 빈혈’을 산재로 승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에 산재가 인정된 노동자는 1993년 12월부터 약 1년간 삼성전자 기흥공장에서, 그 후 약 4년5개월간 온양 공장에서 근무했다. 근무 과정에서 벤젠이 포함된 유기용제와 포름알데히드 등에 간접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과 1999년 퇴사 당시부터 빈혈과 혈소판 감소 소견이 있었던 점 등이 고려돼 업무와 질병 사이의 상당한 인과 관계가 인정됐다.

이번 산재 인정은 산업안전보건공단 역학조사와 근로복지공단 업무상 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된 것으로 삼성전자 노동자의 재생불량성빈혈이 산재로 인정된 첫 사례다. 재생불량성빈혈(무형성빈혈)은 골수 손상으로 조혈 기능에 장애가 생겨 백혈구, 혈소판 등이 감소하는 질병으로 선천적인 경우도 있으나 80% 정도가 후천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천적 무형성빈혈은 방사선 노출, 화학물질(벤젠 등), 약물, 감염, 면역질환, 임신 등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