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기로 불리는 중세, 그 속살은 어땠을까

2013.03.01 19:25

서민적인 희극 문학이 전 유럽에 걸쳐서 여성에 대해 달라진 관념(삶을 즐기고, 영악하며, 자신의 성적인 매력을 자각한 여성에 대한 관념)을 전파시켰다. 억압받는 여성이 단지 수동적인 성애의 대상으로 삶을 영위하고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될 것이다. 여성은 스스로의 욕망을 쫓을 줄 알았다. 14세기 초반에 호기심 많고 아마 감정이입 능력이 탁월했던 종교재판관이었던 후대의 교황 베네딕투스 12세가 생생히 기록했던 몽타유의 침실 이야기들은 여성들이 실생활에서도 상당히 자유로웠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 이야기들은 남성을 유혹하는 다양한 기술에 대해서 기록하고 있다. 몽타유의 사제가 고백한 것처럼 사회적 지위는 나름의 이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던 적이 과연 있었을까? 12세기에 이미 편력시인들의 노래는 성직자와 여성의 사랑의 기술을 칭송했다. 또한 오늘날까지 전래되는 음탕한 어조의 독일 동요에서 사람들에게 붙잡힌 ‘원숭이(Affe)’가 상징하는 바를 이해했을 때, 본래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농부가 예상치 못하게 자신의 침실에서 발견한 성직자(Pfaffe)였다.

중세는 ‘암흑기’가 아니었다. 초기 형태의 의회가 나타났고, 나침반, 화약, 인쇄술 등 근대를 이끌 발명품이 선보였다. 심지어 중세 말기의 상상력은 근대를 압도하기도 했다.

로마 제국의 몰락부터 근대 유럽 국가들이 등장했던 시기까지 1000년 중세의 역사, 정치, 문화를 살핀 <중세, 천년의 빛과 그림자>(페르디난트 자입트 | 현실문화) 중에서.

[책 속의 풍경]암흑기로 불리는 중세, 그 속살은 어땠을까

[책 속의 풍경]암흑기로 불리는 중세, 그 속살은 어땠을까

트로이 전쟁을 노래한 세속적 시에 들어있는 그림. 이아손과 메데아를 묘사하고 있지만, 사실은 15세기 귀족의 삶을 보여준다. 이어진 삽화가 사건의 진행 상황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트로이 전쟁을 노래한 세속적 시에 들어있는 그림. 이아손과 메데아를 묘사하고 있지만, 사실은 15세기 귀족의 삶을 보여준다. 이어진 삽화가 사건의 진행 상황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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