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김장’을 아시나요···담뱃값 인상이 만든 신풍속도

2015.12.24 18:47 입력 2015.12.24 18:53 수정

· ‘봉초담배’ 판매량 200% 늘어
· 전자담배 이용자도 2배 급증

취업준비생 황모씨(27)는 일주일에 한 번 담배 ‘김장’을 한다. 고등학교 때부터 10년 가까이 담배를 피워 온 애연가지만 요즘엔 일반 궐련담배는 입에 대지 않는다. 대신 ‘말아 피우는 담배’로 눈을 돌렸다. 담뱃잎을 종이에 살살 올려서 필터를 끼워 궐련 형태로 말아 놓는 것을 황씨는 ‘김장’이라고 부른다. 일주일 피울 양을 미리 만들어 두어야 편하기 때문이다. 황씨는 “담뱃값이 두 배 가까이 올라 벌이도 없는 신분에 부담스러웠는데, 담배 살 돈으로 차라리 담뱃잎을 사서 말아 피우는 게 낫다”고 말했다.

‘담배 김장’을 아시나요···담뱃값 인상이 만든 신풍속도

담뱃값이 오르다 보니 황씨처럼 색다른 흡연 습관에 눈을 돌리는 흡연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7월 보건복지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담뱃값 인상 이후 전자담배 이용률은 5.1%로 2013년(2.0%)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특히 20대 남성은 10명 중 1명 이상(12.4%)이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2013년 이용률(1%)보다 10배 이상 급증했다. 전자담배를 이용하는 이유로 ‘금연에 도움될 것 같아서’(40.6%)라고 답변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지만 전자담배 이용자의 78%는 일반 궐련을 함께 피우는 것으로 나타나 금연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담배 김장’을 아시나요···담뱃값 인상이 만든 신풍속도

말아 피우는 담배도 옛날 어르신들이 부르던 ‘봉초담배’라는 별칭 대신 ‘롤링 타바코’라는 이름으로 새로이 인기를 얻고 있다. 대개 담뱃잎 40g에 1만원꼴로 일반 궐련 담배보다 저렴하다. ‘유튜브’ 등 인터넷 게시판에는 ‘롤링 머신을 이용해 담배 마는 법’이라는 동영상도 인기를 끌고 있다. 롤링 타바코 수입업체 관계자는 “전년 대비 판매량은 200%가량 급상승했고 판매점도 200곳 넘게 늘었다”며 “담뱃값 인상 때문에 저렴한 가격의 담배를 찾던 소비자들이 이쪽으로 눈을 돌린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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