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선거 기간 정치인들 성소수자 혐오 표현 중단해야”

2021.09.01 21:23 입력 2021.09.01 21:24 수정

“국민에 부정적 편견 심어”

선관위·정당에 대책 촉구

국가인권위원회가 1일 선거 과정과 선거방송 등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야기하는 혐오 표현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정당에 대책 마련도 촉구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2월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TV토론회에서 “샌프란시스코 퀴어축제는 시내 중심에서 5~6㎞ 떨어진 남부 카스트로 거리에서 열린다”면서 “퀴어축제를 광화문에서 하게 되면 자원해서 보려고 오는 분도 있지만 여러 이유로 또는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분들도 있다. 그런 것을 거부할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퀴어문화축제는 차별과 억압으로 인해 그동안 스스로를 드러낼 수 없었던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의 역사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선거기간 중 성소수자에 대해 ‘거부할 권리’ ‘보지 않을 권리’를 주장한 것은 성소수자에 대한 부정적 관념과 편견을 확산시키고 차별로 이어지는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거기간 정치인의 혐오 표현은 빠르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며 “정당 차원에서 윤리규정에 혐오 표현 예방·금지에 관한 사항을 포함하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중앙선관위에도 후보자들이 혐오 표현을 하지 않도록 예방적 조치를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인권위는 서울시 공무원들이 2019년, 2021년 도심 광장에서 퀴어문화축제 개최를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행위 역시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 표현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재발 방지를 위해 규정을 개정하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인권위는 “공무원은 국민의 기본권 보장 의무가 있음에도 두 차례 성명 발표 등을 통해 성소수자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심어줬다”며 “시민들로 하여금 이들에 대한 증오심과 적대감을 갖도록 유도하여 차별을 선전하거나 부추긴 것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SBS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중 동성 간 키스 장면을 삭제하고 모자이크 처리해 방영한 데 대해서도 “성소수자에 대한 부정적 관념과 편견이 확대, 재생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성소수자가 평등하게 재현되는 가시성의 실현을 위해 방송 편성 시 성소수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를 배제하지 않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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