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이 김선달 발언’ 정청래, 승려대회 찾았지만 조계사 입구서 발길 돌려
더불어민주당이 21일 불심 달래기를 위해 다시 머리를 숙였다. ‘봉이 김선달’ 발언 당사자인 정청래 의원은 “불교계에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서 참회와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정 의원은 이날 전국승려대회에 참석해 직접 사과하려고 했지만 불발됐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전국승려대회에 참석했다. 정 의원이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사찰의 문화재 관람료 징수를 통행세에 빗대면서 “해인사는 봉이 김선달”이라고 말해 불교계 반발을 사자, 공개적으로 사과하기 위해서였다. 앞서 이재명 대선 후보, 송 대표, 정 의원이 사과했지만 조계종은 민주당 지도부에 정 의원 출당을 요구했다.
당초 정 의원도 이날 행사에 참여하려 했지만 조계사 입구에서 발길을 돌렸다. 정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오늘 여기 오라고 해서 오는 중에 그냥 국회에서 사과 발표를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정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지난 몇달간 저 스스로 많은 성찰과 사색의 시간을 가졌다. 다시 한번 정중하게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더 낮은 자세로 경청하고 국민과 불교계의 상생발전을 위해 더욱 정진하겠다”며 “소중한 문화재를 지켜오신 불교계와 스님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법 제도를 정비하는 데 미력하나마 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문화재보호법으로 인정받은 문화재구역입장료도 통행세로 치부받기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행사장 주변에는 ‘불교를 폄하한 정청래는 탈당하라’고 적한 손팻말을 든 시위자들이 모였다.
송 대표는 승려대회에서 발언할 예정이었지만 승려들의 반발로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송 대표는 행사장을 떠나며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과 정부는 앞으로 정부의 각종 행사의전에서 더 신중하고 철저히 말과 행동을 삼가서 특정 종교 편향이란 오해의 소지가 없게 하겠다”며 “이재명 정부를 구성하면 이 원칙을 더 잘 지킬 것을 여당 대표로서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정 의원을 출당시키지 않고 사과하는 선에서 불교계와 정리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그렇게) 기대하고 있고 그런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