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권성동 ‘공개 저격’에 이준석 “어차피 기차는 간다”

2022.06.06 21:33

정 전 부의장 “자기 정치하려 우크라행, 보통 문제 아냐” 비판

권 원내대표 “혁신위는 성급” 기자간담회서 책임 언급 가세

이 대표는 SNS로 반격…당내 ‘윤핵관’ 그룹과 내분 악화일로

<b>키이우에 간 이준석</b>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와 의원들이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파괴된 주거지역을 둘러보고 있다. 키이우 주지사 페이스북 캡처 | 연합뉴스

키이우에 간 이준석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와 의원들이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파괴된 주거지역을 둘러보고 있다. 키이우 주지사 페이스북 캡처 | 연합뉴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전 국회부의장)이 6일 이준석 대표를 공개 저격했다. 6·1 지방선거 직후 이 대표가 혁신위원회를 출범하고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을 ‘자기 정치’라고 비판했다. 지방선거 과정에서 당 관리 부실을 거론하며 이 대표 책임론도 제기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혁신위를 두고 “성급한 측면이 있다”며 비판에 가세했다. 이 대표는 “어차피 기차는 간다”고 맞대응했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과 이 대표 간 충돌이자, 여권 권력 쟁탈전 서막으로 읽힌다.

정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정안정 뒷받침 고민이 최우선 과제’라는 글을 올려 이 대표를 비판했다.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행을 두고 “자기 정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 대표의 혁신위 설치 등을 나열한 뒤 “윤석열 정부에 보탬이 되는 여당 역할을 먼저 고민해야 하지 않느냐”며 “당의 현재와 미래를 토론하는 연찬회부터 개최하는 게 순서”라고 했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지방선거 관리도 비판하며 “사천 짬짬이 공천을 막기 위한 중앙당의 노력은 턱없이 부족했다”며 “그 와중에 ‘이준석 대표가 중심을 잡았느냐’ ‘지도부 측근에게 ‘당협 쇼핑’을 허락하면서 공천 혁신 운운은 이율배반적이지 않으냐’고 묻는 이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도 가세했다. 권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혁신위 관련 질문에 “성급한 측면이 있다”며 “혁신위 출범부터 발표하고 인적 구성과 논의 대상을 나중에 결정하는 건 앞뒤가 바뀐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 대표가 6·1 지방선거 당일) 개표상황실에서 혁신위 구성을 말했고, 저는 준비가 제대로 안 된 것 아니냐고 했다”고 전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행도 “외교나 안보, 국방 관련해서는 긴밀한 당정 협의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반격에 나섰다. 우크라이나를 방문 중인 이 대표는 정 의원이 글을 쓴 지 1시간25분 뒤에 SNS에 “어차피 기차는 갑니다”라고 썼다. 혁신의 방향으로 간다는 의미로, 정 의원을 반혁신 세력에 빗댄 걸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약 한 시간 뒤에 다시 SNS에 정 의원이 지난 4월30일 우크라이나 안드리 니콜라엔코 국회의원과 만난 뒤 쓴 글을 공유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당 차원에서 각자 꾸준히 노력했으면 한다”고 적었다.

정 의원의 이 대표 공개 저격은 여권 권력 투쟁의 서막으로 볼 수 있다. 정 의원은 당권 주자로 분류된다. 이 대표를 비판하면서 ‘윤 대통령 국정 지지’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윤 대통령 측근임을 내세워 당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지방선거 이후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는 이 대표와의 힘겨루기인 셈이다. 당 관계자는 “다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와 윤핵관의 ‘2차전’ 성격으로도 볼 수 있다.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승리하면서 외부 적이 사라지자, 눌러놨던 내부 갈등이 폭발한 셈이다.

양측 갈등은 악화일로를 걸을 가능성이 높다. 혁신위가 갈등의 고리가 될 수 있다. 최재형 의원이 혁신위원장을 맡았고, 정희용 의원과 천하람 변호사가 혁신위원으로 내정된 상태다. 혁신위 인선이 진행될수록 공방이 벌어질 수 있다.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