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가 인플레이션 방지를 위해 금화를 법정화폐로 발행했다고 25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짐바브웨 중앙은행은 이날 금화 2000개를 상업은행에 지급했다. 존 만구디아 짐바브웨 중앙은행 총재는 “1차분 금화는 국외에서 주조했으나 종국엔 국내에서 주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구디아 총재는 금화가 상점에서 사용될 수 있다면서도 그 상점에 잔돈이 충분한가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새로 발행된 금화의 명칭은 ‘모시 오아 투냐’(빅토리아 폭포)다. 중앙은행은 금화를 현금으로 쉽게 태환할 수 있고 국내외에서 거래될 것이라면서 채권 및 융자 담보로도 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게는 1트로이온스(31.1g)로, 국제시장의 온스당 금 가격에 의해 결정되며 발행 비용 5%가 가산된다. 이날 모시 오아 투냐의 출범 당시 비용은 미화 1824달러(약 239만 원)였다.

짐바브베 화폐의 가치와 신뢰도는 무척 낮다. 국제통화기금에 따르면 2009년 50억%에 달하는 초인플레이션 때문에 은행 예금이 사실상 휴짓조각이 됐다. 이 때문에 짐바브웨 국민은 미국 달러를 저축이나 일상적 거래에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금화는 인플레이션 대비나 투자 수단으로 쓰인다. 짐바브웨처럼 법정화폐로 쓰이는 사례는 찾기 힘들다. 짐바브웨의 프로스퍼 치탐바라 이코노미스트는 “정부는 미 달러화에 대한 매우 높은 수요를 완화하려고 한다. (미 달러) 공급이 높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금화 발행을 통해 자국 화폐의 평가절하도 완화해 상품 가격을 안정하려는 기대감도 있다고 덧붙였다.

짐바브웨는 상당한 금 보유량을 가지고 있으며, 귀금속을 주요 외화벌이 수단으로 삼고 있다. AP통신은 법적으로 짐바브웨에서 채굴된 모든 금은 중앙은행에서 거래돼야 하지만, 달러를 목적으로 하는 금 밀수가 만연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