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뉴노멀 된 ‘3고 시대’, 장기 경제위기 대비해야

2022.09.14 20:32 입력 2022.09.14 20:33 수정

미국발 고물가 쇼크로 금융시장이 요동친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긴장된 표정으로 시장 흐름을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발 고물가 쇼크로 금융시장이 요동친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긴장된 표정으로 시장 흐름을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의 고물가 소식에 한국 금융시장이 다시 크게 출렁였다. 14일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8.12포인트(1.56%) 떨어진 2411.42를 기록했다. 장 초반 70포인트 가까이 폭락해 2381까지 밀렸으나 미국 나스닥 선물이 상승한 데 힘입어 2400선을 회복했다. 장중 달러당 1395.5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17.3원 급등한 1390.9원에 마감했다. 1390원대 환율은 2009년 3월30일(1391.5원) 이후 13년5개월여 만이다.

전날 밤 발표된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3%로, 당초 예상했던 8% 안팎보다 높았다. 그 영향으로 미국 증시가 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S&P500과 나스닥 지수 낙폭은 각각 4.32%, 5.16%에 달했다. 미국 소비자물가는 지난 6월(9.1%) 정점을 찍은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7월 8.5%, 지난달 8.3% 등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음이 확인됐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8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6.3%로 오히려 전달(5.9%)보다 높아졌다. 뛰는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보다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 경기를 둔화시킬 공산이 큰데, 한국 경제도 그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현재 연 2.5%인 기준금리 상단을 연말 4.5%까지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확산되고 있다. 연준은 올해 세 차례 금리조정을 남겨두고 있다. 당장 오는 20~21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이 확실시되고 있다. 충격 요법으로 1%포인트 올리는 ‘울트라스텝’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 기준금리(2.25%)는 미국보다 낮아지게 됐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금리 인상 후 ‘빅스텝’(0.50%포인트 인상) 가능성에 대해 “지금 상황으로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10월, 11월 두 차례 금리조정 회의에서 빅스텝 또는 자이언트스텝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한국 경제가 말 그대로 총체적 위기에 처했다. 고금리는 대출자의 이자 부담을 키우고, 고물가는 실질소득 감소를 초래해 경기를 침체시킨다. 고환율은 수입가격을 밀어올려 물가불안과 외국인 자금 유출을 심화시킨다. 뉴노멀이 된 고금리·고물가·고환율 ‘3고’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침체는 아직 오지 않았고, 내년 상반기에 극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장기간 위기를 버텨낼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가장 큰 충격에 직면할 서민·취약계층 가계와 한계기업에 대한 보호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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