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1위·당심 4위’ 유승민 “전당대회만 보고 정치하지 않는다”···당대표 불출마하나

2023.01.02 16:36 입력 2023.01.02 17:22 수정

‘당원투표 100%’ 당헌·당규 개정에

“당권 도전하는 게 의미있는지 고민”

주변서 “다른 행보 준비해야” 목소리

불출마 시 유승민표 누구에 갈지 관심

유승민 전 의원. 연합뉴스

유승민 전 의원. 연합뉴스

국민의힘에서 비윤(석열)계 핵심 당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의 당대표 선거 출마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 전 의원 출마 여부는 국민의힘 당권 향방을 결정지을 수 있는 중대 변수다.

유 전 의원의 공식 입장은 여전히 “고민 중”이다. 유 전 의원은 여론 추이를 살피며 출마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이 사실상 유 전 의원 당선을 막기 위해 당원투표 100%로 대표를 뽑기로 당헌·당규를 개정한 만큼 전당대회가 아닌 다른 행보를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최근 유 전 의원 주변에서 나온다.

유 전 의원은 2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이 시점에서 당대표에 도전하는 게 정말 의미가 있느냐, 그게 제일 고민”이라며 “전체 국민 민심에서는 제가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는데,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제가 1등을 못하고 있다. 당심과 민심의 괴리”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제 개인이 당대표가 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국민의힘이라는 보수정당이 오로지 당원들끼리 체육관 선거 비슷하게 잔치하는 게 국민들한테 어떻게 비칠까, 이게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될까, 이런 게 상당히 걱정”이라며 “전당대회 하나만 보고 사람이 정치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연말연초를 맞아 각 언론사들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유 전 의원은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는 다른 주자들과 큰 격차를 보이며 차기 당대표 선호도 1위를 차지했지만, 여당 지지층만을 놓고 봤을 때는 나경원 전 의원, 안철수·김기현 의원 등에 뒤지는 결과가 나왔다. 경향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메트릭스에 의뢰해 지난달 30~31일 전국 만18세 이상 10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유 전 의원은 전체 응답자 기준으로는 1위(29.3%)였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4위(10.6%)였다. 이대로면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때 실시하는 1·2위 후보자간 결선투표 진출이 어려울 수 있다. 유 전 의원이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경기지사 당내 경선에 이어 당대표까지 떨어진다면 국민의힘에서는 재기를 모색하기 힘들 수 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유 전 의원이 전당대회에 불출마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제기된다. 당선 가능성이 희박한 전당대회 출마가 아닌 다음 행보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 전 의원과 가까운 인사들 사이에서는 내년 4월 총선이 가까워지면 국민의힘이 수도권·중도층에 호감도가 높은 유 전 의원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김근식 국민의힘 전 비전전략실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심으로 했을 때는 유 전 의원이 결선투표에 들거나 최종적으로 승리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장고 끝에 불출마를 선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들을 접하고 주변에 출마 여부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유 전 의원과 통화한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에는 안 나가는 게 맞는 거 같다는 생각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설사 유 전 의원이 당대표가 되더라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등의 흔들기가 계속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당은 총선을 앞두고 더 큰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전 대표를 징계한 뒤 당헌을 개정하면서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사퇴하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도록 규정했다. 다수파 최고위원들이 집단행동을 하면 소수파 당대표가 쫓겨나는 것이다.

유 전 의원이 당원들을 만나며 밑바닥을 다지는 다른 당권주자들과는 달리 언론 출연이라는 고공전에만 집중하는 것도 유 전 의원 불출마 가능성을 제기하는 근거다. 나경원 전 의원, 안철수·권성동·윤상현 의원 등 당권주자들이 이날 대구에 있는 국민의힘 경북도당에서 열린 ‘대구·경북 신년교례회’에 참석했지만 유 전 의원의 공개 행보는 아침 라디오 출연뿐이었다.

유 전 의원의 불출마시 선거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현재 당심에서 나 전 의원과 안 의원이 1·2위라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윤심 마케팅’에 집중한 김기현 의원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당대회가 비윤 대 친윤 구도로 치러질 경우 유 전 의원 지지층이 비윤계 후보에게 대거 표를 몰아줄 수 있다. 안 의원은 최근 유 전 의원과 함께 수도권·중도층 호소력을 자신의 강점으로 내세우면서 총선 승리를 위한 전략적 선택을 강조하고 있다.

앞선 경향신문 여론조사는 3개 이동통신사로부터 제공받은 안심번호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CATI)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0.3%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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