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가꾸기, 내 행복을 가꾸는 작은 실천입니다

2017.12.01 19:22 입력 2017.12.01 19:33 수정
정지혜 사적인서점 대표·북디렉터

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

최고요 지음 | 휴머니스트 | 272쪽 | 1만3500원

[책 처방해 드립니다]집 가꾸기, 내 행복을 가꾸는 작은 실천입니다

집만 보면 한숨이 나오는 당신에게 <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를 처방해 드립니다.

지난달, 새로 나온 책들을 살펴보다 <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라는 책을 발견하고 살고 있는 집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 집은 태어나 처음으로 가족 혹은 친구와 공유하지 않는 온전한 내 집이었습니다. 시작은 호기로웠어요. 내 취향대로 장판과 벽지를 고르고, 가구를 채워 넣고, 좋아하는 소품으로 살뜰히 채운 공간이었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예전에 내가 고른 모든 것들이 촌스러워 보이고, 짐은 점점 늘어가고…. 레일등으로 설치한 조명은 벌써 네 개 중에 세 개가 나갔는데도 귀찮다는 이유로 그대로 두고 있었습니다. 방치. 지금 살고 있는 집을 표현하기에 이보다 적당한 단어는 없어 보였어요. ‘아, 빨리 넓은 집으로 이사 가고 싶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 어느새 집은 잠만 자고 나가는 곳이 되어 버렸습니다.

“나를 둘러싼 모든 물건이 제자리에서, 거슬림 없이, 나의 눈과 마음에 가장 편안한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음이 느껴집니다. 그러다 보면 문득 여기 살아서 참 좋다, 라는 생각이 들어요. (중략) 집을 가꾼다는 것은 우리의 생활을 돌본다는 이야기와 닮았습니다. 방치하지 않는다는 의미죠. 어느 구석, 어느 모퉁이 하나도 대충 두지 않고 정성을 들여 돌보는 것. 그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삶을 대하는 방식이자 행복에 관한 이야기입니다.”(40-41쪽)

책을 읽는데 저 문장이 화살처럼 날아와 마음에 콕, 하고 박혔습니다. 탑처럼 쌓인 책들을 보면서 ‘정리해야 하는데…’, 불을 켜도 어두운 집을 보면서 ‘조명 바꿔야 하는데…’, 매일 같은 생각을 하며 마음에 조금씩 불행을 저축하며 살고 있었던 건 아닐까, 바쁘다는 핑계로 정작 중요한 내 행복을 돌보지 않았다는 생각에 부끄러웠습니다. 인테리어는 단지 예쁜 집에 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가장 쉽고 빠르게 행복해지는 방법이라는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던 것도, 책 속에 담긴 저자의 집 안 사진 곳곳에서 행복과 만족감이 가득 묻어났기 때문이었습니다.

‘인테리어 노하우북’이라고 적혀 있지만 사실 이 책은 이렇게 인테리어를 하세요, 하고 안내하지 않습니다. 다만 지금 살고 있는 집에 애정을 가질 수 있도록, 취향을 갖고 집을 가꿔나갈 수 있도록, 좋아하는 물건에 둘러싸여 내가 원했던 모습으로 살 수 있도록 도와줄 뿐이지요.

[책 처방해 드립니다]집 가꾸기, 내 행복을 가꾸는 작은 실천입니다

친구들이 집을 바꾸고 싶다고 하면 저자는 침구부터 바꿔보라 말한다고 해요. 좋아하는 촉감이나 패턴의 침구를 찾아 바꿔보라고요. 그러고 보니 저도 가장 먼저 바꾼 것이 침구였더라고요. 오랜 로망이던 새하얀 침구를 샀거든요. 침구 하나가 바뀌었을 뿐인데 하루의 시작과 끝이 얼마나 근사해졌던지요. ‘중요한 것은 작은 시도로 작은 변화를 맛보는 것이고, 그것이 우리의 생활을 얼마나 더 즐겁게 해주는지 깨닫는 일’이라는 저자의 말에 다시 한번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오늘은 평소보다 일찍 퇴근해 조명 가게에 들러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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