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봐, 야망이 장화 신은 양발에 번갈아 체중을 실으며
초조하게 말하지-이제 시작하는 게 어때?
왜냐하면 내가 거기, 나무들 아래, 이끼 깔린 그늘에 있거든.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게으름의 손목을 놓아주기가
싫어, 돈에 내 삶을 팔기가 싫어,
비를 피해 안으로 들어가기조차 싫어.
- 메리 올리버 <서쪽 바람>(민승남 옮김, 마음산책) ‘검은 떡갈나무’ 가운데
초조하게 말하지-이제 시작하는 게 어때?
왜냐하면 내가 거기, 나무들 아래, 이끼 깔린 그늘에 있거든.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게으름의 손목을 놓아주기가
싫어, 돈에 내 삶을 팔기가 싫어,
비를 피해 안으로 들어가기조차 싫어.
- 메리 올리버 <서쪽 바람>(민승남 옮김, 마음산책) ‘검은 떡갈나무’ 가운데
빡빡한 하루 일과를 마친 때에도, 아침을 막 시작한 때에도 좋다. 메리 올리버는 그 어느 경우에도 충만한 위안을 준다. 그가 숲과 들판을 거닐며 보고 듣고 느낀 모든 풍경이 눈앞에 펼쳐질 테니. 아침을 시작하며 잠시만이라도 산책 나갈 계획을 세울 수 있을 테니. 시인이 본 것들이 바람에 실려 겨울 숲으로 달려가는 눈송이처럼 “소오오오오오…” 소리를 내며 쏟아진다. “이봐, 그저 조금씩만 숨을 쉬면서 그걸 삶이라고 부르는 거야?/ 결국 영혼은 하나의 창문일 뿐이고, 창문을 여는 건 얕은 잠에서 깨어나는 것보다/ 어렵지 않은 일인데”라며 자리에서 일어나라고, 삶을 사랑하라고 촉구한다. “사랑 없는 삶도 있어. 그런 삶은 찌그러진 동전, 닳아빠진 신발만큼의 가치도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