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하정우 “아시아인이 수리남에서 마약을? 그 생경함에 끌렸다”

2022.09.18 10:25 입력 2022.09.18 20:01 수정

<수리남>의 주연 하정우 | 넷플릭스 제공

<수리남>의 주연 하정우 | 넷플릭스 제공

배우 하정우가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으로 돌아왔다. 2020년 영화 <클로젯> 이후 2년만이다.

<수리남>은 1990년대 말~2000년대 초 남아메리카 수리남에서 마약 불법 판매를 해온 마약 사범 조모씨를 잡기 위해 국정원이 민간인 K씨와 협업한 실화를 각색한 시리즈다. 하정우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단란주점을 운영하며 겨우 먹고 살다 큰 돈을 벌기 위해 수리남에 가는 강인구 역할을 맡았다. 마약 사범 전요환(황정민) 때문에 누명을 쓰고 감옥까지 간 강인구는 국정원 작전에 투입돼 전요환을 잡는 데 앞장선다.

<수리남> 6회를 모두 시청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민간인이 저렇게까지 했을까’ ‘강인구는 극한 상황에 몰려 있는데 너무 여유있는 것 아닌가’ 등의 질문이 이어진다. 1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기자들과 만난 하정우는 이런 질문들을 가장 아쉬워했다. 그는 “강인구라는 인물이 코너에 몰릴수록 여유를 잃지 않고 대처하는 인물”이라며 “의도한 부분이고 감독과 합의를 본 건데 그게 극 흐름을 방해한다는 게 서운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 넷플릭스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 포스터

사진제공 : 넷플릭스

강인구 역의 실존 인물을 만난 일화도 공개했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실존 인물은 상당히 건장한 타입이라고 한다. 하정우는 “몸이 굉장히 좋고, 신뢰가 가는 느낌이라서 ‘극중 전요환이 강인구를 믿을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사실 ‘마약왕’ 이야기라면 넷플릭스에서 콜롬비아의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를 다뤄 시즌 3까지 나온 <나르코스>가 있다. 하정우는 <나르코스> 시리즈와의 차별점을 ‘아시아’라는 단어로 설명했다. 그는 “<나르코스> 시리즈는 남미 이야기인데 ‘아시아의 한 명이 수리남에서 이런 활동을 했다는 말이야?’라는 생경함이 이 작품의 독특함”이라며 “저도 그것 때문에 (이 시나리오에) 끌렸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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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남>은 하정우가 윤종빈 감독에게 먼저 영화화를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배우 입장에선 강렬한 캐릭터인 전요환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시나리오를 제안한 배우에게 선택권은 없었을까. 하정우는 “전요환 역할이 극적으로 더 매력적이니까 그 생각을 안 했던 것은 아니다. 생각만 해봤을 뿐”이라며 “윤 감독이 ‘형(하정우)이 강인구 역할 하고, 정민이 형이 전요환 하면 잘 맞을 거 같다’고 했다”는 말로 대신했다.

하정우와 윤 감독은 17년을 함께 한 ‘형·동생’ 사이다. 하정우의 2005년 데뷔작 <용서받지 못한 자>부터 그간 다섯 작품을 같이 찍었다. 극중 강인구가 국정원 요원 최창호(박해수)와 헤어지면서 능청스럽게 “take rest, take a shower”라는 말을 건네는 장면이 있다. ‘take rest, take a shower’ 대사는 평상시 하정우가 자주 쓰는 말을 감독이 그대로 대본에 넣어둔 것이다.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배우와 감독 사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정우는 윤 감독의 작품 촬영 현장이 “고되다. 컷을 많이 찍으니까”라고 했다. 그럼에도 그와 계속 작품을 같이 하는 이유로 “그만큼 신뢰가 가는 감독”이라고 말했다.

“<용서받지 못한 자>에서 주연 배우로 카메라 연기를 처음했다. <비스티 보이즈>를 찍으면서 카메라 연기가 정립되어 갔다. 영화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준 감독이다. 제가 연출도 두편 했는데 연출할 때도 가장 큰 영향을 받은 분이 아닌가 싶다.”

인터뷰가 진행된 이날 넷플릭스 시리즈인 <오징어 게임>이 미국 에미상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하정우는 “해외 촬영을 하면 (외국인들이) <오징어 게임> 나온 배우 아니냐고 물어본다”면서 “수상 소식을 접하면서 마냥 부러웠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인터뷰를 오면서 <오징어 게임> 배우들이 나란히 찍은 에미상 수상 사진에 <수리남>팀 얼굴들을 대입시켜봤다”며 웃었다.

하정우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관객·시청자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말부터 꺼냈다. 과거 프로포폴 불법 투약으로 벌금형을 받은 일 때문이다. 그는 “직접 얼굴을 뵙고 말씀 드리는 게 맞는 것 같았다”며 지난 7일 제작발표회 당시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던 이유를 말하고 대면 인터뷰도 자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배우로서 더 성장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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