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팔로워에 집착하냐고? 이 드라마를 보면 알 수 있다…넷플릭스 ‘셀러브리티’

2023.07.10 12:09 입력 2023.07.10 19:44 수정

SNS 모르던 서아리, 유명인에 기대 인기
팔로워의 숫자뿐 아니라 ‘질’도 중요해
‘인기+돈+권력=셀럽’, 셀럽은 신흥귀족
입소문 타고 ‘오늘의 1위’ 기록중

“니 상관인 나나 씹으라고. 잘 모르는 사람 냅두고.”

넷플릭스 드라마 <셀러브리티>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악플러를 붙잡은 뒤 그를 욕하는 후배 경찰을 향해 선배 경찰이 던진 말이다. 직접 겪는 부조리는 참으면서, SNS의 실체 없는 소문엔 온갖 악플을 달고 분노하는 세태를 비판하는 대사로 드라마 주제를 함축한다.

지난달 30일 넷플릭스가 공개한 <셀러브리티>가 입소문을 타고 있다. 공개 열흘째인 10일 넷플릭스 한국 사이트를 보면 ‘오늘의 1위’를 기록 중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선 전날 기준 필리핀·베트남 등 9곳에서 1위를 차지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셀러브리티>에서 주인공 서아리(배우 박규영)는 순식간에 팔로워 100만명이 넘는 인플루언서가 되어 카메라 플래시를 받고 그 역시 이를 적극 즐기며 돈을 번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드라마 <셀러브리티>에서 주인공 서아리(배우 박규영)는 순식간에 팔로워 100만명이 넘는 인플루언서가 되어 카메라 플래시를 받고 그 역시 이를 적극 즐기며 돈을 번다. 넷플릭스 제공

드라마는 죽은 줄 알았던 셀럽(유명인을 뜻하는 셀러브리티의 약칭) 서아리(박규영)가 갑자기 SNS 라이브 방송을 켜고 폭로전을 벌이면서 시작된다. 화면은 그가 SNS에는 전혀 관심 없던 중소 화장품 회사의 방문판매원이던 시절로 돌아간다. SNS 세상은 명품으로 온몸을 도배한 인플루언서들이 주도한다. 이들은 ‘가빈회’라는 모임을 만들어 과시용 사진을 잔뜩 올린다. 이를 통해 ‘공구’(공동구매)를 진행하고 엄청난 수익을 올린다. 드라마 속 대화처럼 SNS 세상의 힘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날 아는가”에서 나온다. 서아리는 ‘가빈회’를 저격하는 발언으로 순식간에 130만 팔로어를 가진 ‘파워 인플루언서’로 등극해 소속사까지 생긴다.

인플루언서들은 현실에서 강한 영향력을 가졌지만, 지금까지 드라마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진 적은 많지 않다. <셀러브리티>는 SNS에서 유명해지기만 하면 인기, 돈, 권력을 얻는 ‘신흥 귀족’ 인플루언서들의 민낯과 SNS 세상의 이면을 생생하게 그렸다. 실제 SNS에서는 인플루언서끼리 알고 지내고 같이 사진을 찍어 올리는 것만으로도 팔로어를 늘릴 수 있다. 일정 정도 이상 팔로어가 생기면 소속사가 접근하고, 각종 DM(직접 메시지)을 통해 ‘효소 기획 상품 공구 제안드려요. 조건 검토 후 DM 부탁드립니다’ 등의 연락이 수차례 날아온다. 명성은 돈을 가져다준다.

팔로어 숫자 못지않게 ‘질’도 중요하다. “날 팔로하는 사람 중에 유명인이 얼마나 많은가. 이 바닥 진짜 계급은 여기서 결정된다.”(서아리의 내레이션) 서아리는 유명 모델이 자신을 팔로잉하도록 계략을 짜고 이를 통해 더욱 유명해져 자신만의 브랜드까지 만든다. 레고 머리로 ‘단발병’을 불러일으키는 서아리의 단발 스타일은 그가 셀럽이 되면서 안으로 들어간 헤어 컬이 점점 밖으로 뻗쳐 변화한 성격을 표현한다.

넷플릭스 드라마 <셀러브리티>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드라마 <셀러브리티>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악의 꽃> <대물> <황진이> 등 주로 무거운 소재를 다뤄온 김철규 감독은 이번 드라마를 맡으면서 SNS를 시작했다. 팔로어 숫자에 집착하는 심리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그는 SNS 계정을 만들고서야 팔로어를 늘리고자 하는 욕심을 처음으로 이해했다고 한다.

김 감독은 남들과 비교하는 데 급급한 SNS 세상 속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적나라하게 연출했다. 기존 가빈회 멤버들은 잘나가는 서아리를 위험에 빠트린다. 서아리에 열광했던 대중들은 서아리에게 욕을 퍼붓는 ‘어글리(못생긴) 서아리 까판’ 계정까지 만든다. ‘까판’은 특정인을 근거 없는 허위사실로 욕하는 계정이다. 서아리는 추락한다.

로펌 대표의 여동생 진채희, 유명 인플루언서 오민혜 등 가빈회 멤버들은 겉으로 화려하지만 알고 보면 팔로어 숫자에 집착한다. 이들은 “모든 인간을 완벽한 착각으로 만들어주는” ‘좋아요’ 숫자에 전전긍긍하는 인간 군상을 보여준다. 사실·진실 여부는 관심 없고 이슈가 발생하면 모두가 달려들어 물어뜯는 군중심리도 보여준다. 드라마 속 몇몇 에피소드를 보면 실제 사건들이 연상되기도 한다.

드라마 공개 이후 “몰랐던 건 아니지만 인플루언서들이 파는 물건들이 사기 싫어졌다” “효소를 파는 인플루언서가 많은 이유가 있었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넷플릭스 드라마<셀러브리티>에 특별 출연한 ‘셀럽’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드라마<셀러브리티>에 특별 출연한 ‘셀럽’들. 넷플릭스 제공

<셀러브리티>는 총 12부작이다. 매회 강렬하고 자극적인 끝맺음으로 다음편 보기를 누르게 만든다. 매회 ‘#유명해져라’ ‘#소통해요’ 등 해시태그를 달고 SNS 댓글을 자막처리하는 등 화려한 연출을 보여준다. 셀럽들을 다룬 드라마답게 특별출연 인사들도 화려하다. 이준호, 정유미, 이상윤 등 연예인을 비롯해 진짜 ‘셀럽’인 글렌체크, 기우쌤, 아이키, 안나, 엠마뷰티, 회사원A 등도 등장한다.

다만 서아리를 향해 ‘직진 로맨스’를 펼치는 대기업 대표 한준경(강민혁)의 대사들엔 몰입을 방해하는 측면이 있다. ‘캔디’과인 서아리에게 굳이 ‘신데렐라 로맨스’ 이야기가 필요했을지 물음표가 찍힌다.

주인공을 연기한 박규영은 이 드라마를 통해 ‘단발머리’를 확실히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그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셀럽으로 등장하는 다른 배우들의 스타일링이 화려해 레고 스타일의 단발머리를 하면 캐릭터적으로 각인되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1㎜라도 길면 분위기가 달라져 연결이 튀는 바람에 10일에 한 번씩 머리를 미세하게 잘라야 했다”고 전했다. 박규영은 <오징어 게임> 시즌2에도 캐스팅이 확정됐다.

넷플릭스 드라마 <셀러브리티>

넷플릭스 드라마 <셀러브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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