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정기고, 듀엣곡 ‘썸’으로 음원차트 7주 넘게 정상

2014.04.01 20:15 입력 2014.04.01 22:40 수정

소유, ‘씨스타’서 존재감 과시… “가성의 허스키 음색 사람들이 신기하대요”

정기고, 인디서 주류로 안착… “데뷔 12년 만에 내 음악 알아봐줘”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에서 처음 1위에 올랐을 때 한 시간만 버텨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영화 <겨울왕국> 삽입곡인 ‘렛잇고’의 기세가 무서웠죠. 투애니원, 소녀시대가 컴백했을 때는 떨어지겠거니 했는데 계속 그 자리에 있는 거예요.”

최근 만난 걸그룹 씨스타 멤버 소유(22·사진 왼쪽)의 목소리는 들떠 있었다. 소유는 정기고(34·오른쪽)와 듀엣을 이뤄 ‘썸’이라는 곡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갈수록 소비주기가 짧아지는 음원시장에서 ‘썸’의 롱런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인 멜론에서는 7주 넘게 주간차트 정상을 지키고 있다. 투애니원, 소녀시대의 맞대결 승자는 사실상 소유와 정기고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소유·정기고, 듀엣곡 ‘썸’으로 음원차트 7주 넘게 정상

씨스타의 메인 보컬인 효린에 가려져 있던 소유의 가창력도 재평가받고 있다. 소유는 2012년 피처링으로 참여한 힙합 듀오 긱스의 곡 ‘오피셜리 미싱 유, 투’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래퍼 매드클라운과 같이 부른 ‘착해 빠졌어’에 이어 정기고와의 듀엣곡 ‘썸’까지 인기를 끌자 소유에 대한 호평이 쏟아져 나온다. 소유는 “가성으로 높은 음역대를 부를 때도 허스키한 음색을 살리는 부분을 신기하게 본다”며 “많은 분들이 알아봐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씨스타는 지난해 정규앨범 <기브 잇 투 미> 발표 이후 개별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효린은 지난해 12월 솔로곡 ‘너밖에 몰라’로 인기를 끌었다. 다솜은 KBS1 일일극 <사랑은 노래를 타고>의 주인공을 꿰찼다. 이런 분위기를 이어간다는 부담감이 소유로서는 컸다. 소유는 “그룹 내 정확한 서열은 잘 모르겠지만 ‘썸’이 잘됐으니 다행”이라며 웃었다.

‘썸’은 또 정기고를 단숨에 주류 무대에 안착시켰다. 정기고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2002년부터 언더그라운드 힙합 뮤지션들의 피처링 작업에 참여하며 인디 음악계에서는 잔뼈가 굵은 뮤지션이다. 2008년 싱글 ‘바이바이바이’로 솔로활동을 시작한 정기고는 아르앤드비(R&B), 솔 등 흑인음악은 물론 보사노바, 전자음악에까지 손을 댔다. 2012년에는 ‘블라인드’로 한국대중음악상 노래부문 최우수 아르앤드비&솔상을 받으며 가창력도 인정받았다. 정기고는 “인디 뮤지션 시절부터 나를 좋아해줬던 분들은 변했다는 말을 많이 한다”며 “아무도 모르게 자기만 좋아하던 뮤지션이었는데 다들 내 얘기를 하니까 뺏겼다는 기분이 들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정기고는 자신은 변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목소리로 울림을 주는 뮤지션이 되겠다는 꿈은 변함없단다. 정기고는 오랫동안 힙합 뮤지션들과 협업한 영향으로 음의 고저와 상관없이 리듬감이 도드라진 창법으로 노래한다. 그는 피처링 작업을 언급하며 “힙합은 둔탁하고 무거운 음악들이 많지만 나의 달달한 음색으로 그런 느낌을 덜어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1990년대 맥스웰, 디안젤로 등 도회적인 아르앤드비 뮤지션의 음악을 들으며 체득한 감성을 대중적인 발라드에도 녹여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정기고는 가요계에 데뷔한 지 12년이나 됐지만 방송경험은 없었다. 그런 그에게 소유는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었다.

“대각선에 있는 불 켜진 카메라만 보라고 알려줬죠. 위아래로 움직이는 카메라는 신경쓰지 말고 감정을 잡는 데 집중하라고 했고요. 그래도 2주 만에 카메라에 적응해서 수월하게 같이 작업할 수 있었죠.”

앞으로도 소유와 정기고의 조합을 볼 수 있을까. 소유는 “노래 부르는 것도 좋지만 예능 출연도 재미있고 연기에 도전하는 것도 좋을 거 같다”며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정기고는 피처링, 듀엣에만 특화된 가수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생각이다. 그는 “이제는 인지도도 쌓였고 제 음악을 알아주는 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올해든 내년이든 솔로앨범으로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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