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흔들리자 사표 내고 보름 만에 LG상사 고문으로
최근 인사서 CEO 자리 올라… “STX에너지 인수전 작용”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64·사진)이 LG상사의 대표이사 부회장직에 오른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이 회장은 지난 5월까지 STX중공업과 STX건설을 관장하며 STX그룹의 에너지·중공업·건설 부문 총괄 회장직을 맡고 있었다. 그러다 STX그룹이 유동성 위기로 구조조정을 본격화하자 일신상 이유를 들어 사표를 제출했다.
논란은 그가 사표를 낸 지 보름 만에 LG상사 상근 고문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불거졌다. LG상사 측은 ‘에너지 해외사업에 대한 경륜과 전문성, 글로벌 네트워크 겸비’를 영입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재계에선 STX그룹이 공중분해될 위기에서 이를 책임지기보다 자기 안위만 챙긴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경총 회장도 맡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적절치 않은 행보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후 STX에너지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왔고, LG상사가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STX에너지는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정부가 승인한 석탄화력발전소 사업권을 가지고 있으며, 강원 동해에 북평화력발전소를 짓고 있다. 해외에서 석탄개발 사업을 하는 LG상사로서는 STX에너지를 인수하면 안정적인 이익을 낼 수 있다. LG상사는 GS에너지와 컨소시엄을 구성, 본입찰에 참여해 최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LG상사의 STX에너지 인수전 참여나 GS에너지와의 컨소시엄에 이 회장의 ‘경륜과 전문성, 네트워크’가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상사 관계자는 “STX에너지 인수는 GS에너지가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이 회장 영입과 STX에너지 인수를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