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경기 ‘바닥론’ 힘 받는다

2005.02.01 18:00

부동산과 자동차는 지난해 내수불황의 상징적인 업종이다. 그만큼 이들 업종의 분위기 반전은 최근 내수시장의 달라진 분위기를 방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코스닥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는 내수시장 훈풍은 전 업종으로 온기가 퍼지고 있는 양상이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 사이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여전하다.

부동산·경기 ‘바닥론’ 힘 받는다

최근 서울시의 재건축활성화 조치에 따른 재건축 단지아파트의 시세회복은 이러한 바닥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재건축단지에서 시작된 시세회복은 일반아파트와 수도권 재건축 단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저금리 추세가 계속되고 규제 일변도의 정부정책이 풀리면서 실수요자들이 움직이고 있다”면서 “지난해 12월에 이미 저점을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봄 이사철을 앞둔 계절적 수요와 재건축 개발이익환수제의 차질에 따른 일시적인 반등이란 지적도 많다.

특히 집값 오름세가 전적으로 재건축 단지에 의존하고 있는 점은 지속적인 파급 효과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우리은행 안명숙 부동산PB팀장은 “정부 정책, 일정 정도의 거래회복 등 바닥론의 근거들은 현실적으로 설득력이 떨어진다”면서 “아직까지 부동산 상품은 세부담으로 인한 투자매력이 떨어지는 상태”라고 말했다.

◇힘 받는 경기바닥론=경기에 민감한 유통업계는 올 설 선물세트 준비량을 대폭 늘렸다.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확신에서다.

이를 입증하듯 중·저가 제품은 물론 10만원대 이상의 고가 선물세트도 준비된 물량이 거의 소진될 정도로 유통업계의 예감이 맞아떨어졌다. 일부 백화점은 설 대목 선물세트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자동차 업계도 지난 한해 불황의 터널에서 벗어나고 있다. 3~4월 신차 수요가 대기하고 있고 연말 ‘밀어내기’ 판촉전을 폈지만 1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7% 가까이 늘어난 것은 그만큼 바닥탈출의 긍정적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별 기대도 하지 않았던 1월 내수판매가 소폭이나마 늘어난 것은 다소 의외”라며 “시중에 돈이 풀린 것을 실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제전문가들도 “경기가 저점을 통과한 것 같다”는 데는 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같은 회복세가 불황 탈출의 신호탄이냐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최근 고질적인 청년실업난이 계속되는 등 소비의 전제 조건인 일자리 문제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박사는 “그동안 내수경기의 발목을 잡았던 구매력과 소비심리 중 소비심리는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최근 회복세가 일반 국민들이 피부에 와 닿으려면 하반기나 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문규·박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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