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이야기

기본계획 과감히 변경 명품공항 탄생

2009.06.01 04:00

미래 항공수요·기술발전 감안무모하다는 비판속 도전 성공

지난 3월 이라크 아르빌 국제공항 운영 지원을 위해 인천국제공항공사 직원 11명이 선발대로 파견됐다. 두 달 뒤 아르빌에서는 계약된 과업에 추가적으로 공항의 틀을 새로 짜는 ‘공항 마스터플랜 수립’을 요청했다. 파견된 직원들이 열정적인 업무 자세와 그들이 필요로 하는 공항 운영노하우는 물론 최첨단 기술을 전수받기 위해서였다.

또한 유럽 최대 공항인 영국 히드로공항은 인천공항 탑승교가 다른 나라의 제품보다 성능이 우수하다며 우리나라 기업의 탑승교를 대규모 공급받기로 계약했다.

이러한 성과들은 인천공항의 건설과 운영 중에 개발된 축적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무모해 보였던 도전이 드디어 결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실패를 두려워하거나 현실에 안주하였다면 오늘의 결과는 없었을 것이다.

우리가 무모한 도전이라고 표현하는 데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

인천공항은 1990년 6월 신공항의 입지가 확정되고 11월 기본설계, 1992년 11월 역사적인 기공식을 거행했다. 인천공항 기본설계는 국내외 전문가와 항공사, IATA(국제항공운송협회) 등 모든 관련 기관들의 자문을 거쳤음에도 착공 이후 국회와 항공사 및 학계, 언론 등 전문가로부터 기본계획변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기본계획수립 당시와 비교해 항공기술의 발전과 항공수요 변화 등으로 애초 기본계획이 졸속으로 수립되었다는 것이다. 변경 논의 자체가 큰 부담이 됐다. 이와 더불어 기본계획변경에 따른 최종 결과가 당초안보다 더 나을 것이라는 확신은 누구도 할 수 없었다. 한마디로 기본계획변경은 누구도 책임질 수 없는 무모한 도전이었다.

수도권신공항건설공단(현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전신) 초대 사장인 강동석 사장은 후손들에게 물려줄 자랑스러운 공항, 이용객과 항공기가 가장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항, 급속한 기술변화의 속도를 수용할 수 있는 공항을 만들자는 의지로 기본계획변경을 착수했다.

1년2개월 동안 기본계획은 활주로를 1본에서 2본으로, 주변 도로는 2차선에서 4차선으로 터미널 규모는 26만㎡에서 35만7000㎡ 등으로 변경해 1995년 10월 정부로부터 최종 승인됐다.

돌이켜 보면 책임소재 등에 연연해 계획변경을 추진하지 않았더라면 잘못된 미래 예측으로 개항과 동시에 여객편의시설 부족은 물론이고 곧바로 추가시설 확장공사를 시행해 이용객의 불편과 항공기 안전운항에 장애를 많이 초래했을 것이다.

인천공항 사업은 단군 이래 최고의 사업이란 수식어와 함께 기본계획변경을 시작으로 각종 부실공사 논란이란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하지만 이러한 논쟁들은 새로운 도전을 하게 한 동기가 됐고 험난한 과정 속에서도 세계가 감탄하는 인천공항을 탄생시킨 원동력이 됐다.

나아가 이라크 아르빌공항 마스터플랜 수립, 영국 히드로공항 탑승교수출, 선진공항들의 제휴 요청을 가능하게 만든 단련의 과정들이었다.

지구상에는 200여 개의 많은 국가가 있지만 인천공항같이 대규모 허브공항을 자력으로 건설할 수 있는 나라는 몇 안 된다. 5대양 6대주에서 인천공항의 성공 신화를 기대하며 제2의 인천공항을 만들어 달라고 한다. 인천공항은 현재 필리핀, 남미 페루, 중국 광저우 등에 공항운영 노하우, 시운전, 공항 마스터 플랜수립 등을 수출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용기 있는 자만이 미인을 얻을 수 있다고 했던가?

당시에 무모한 용기를 가지고 위대한 도전을 했기에 세계가 부러워하는 대한민국의 인천공항이라는 미인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윤영표 인천국제공항공사 영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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