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폭등에도 느긋한 일본

2012.03.01 21:31

직수입 통해 단가 낮춘 덕… 한국은 과점 탓 즉각 반영

기름값 폭등으로 한국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일본은 상대적으로 느긋하다. 한국은 물가를 잡기 위해 대통령까지 나섰지만 일본은 ‘1% 상승’을 목표로 인위적인 물가 띄우기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이런 차이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일본의 소비자물가는 오랜 기간 동안 다른 나라들보다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최근 3년간은 2009년 마이너스 1.3%, 2010년 마이너스 1.0%, 2011년 마이너스 0.3% 등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개별 품목별로도 일본은 2005년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6년6개월간 집세·공공서비스·개인서비스·공업제품·농축수산물의 가격 인상률이 모두 0% 안팎으로 묶여있다. 거의 유일하게 석유류만 이 기간 4.9% 올랐다.

국제금융센터는 “일본의 물가 안정은 장기 불황과 엔화 절상 등 거시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30년간 지속적으로 가치가 오르고 있는 엔화는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와 최근 유럽의 재정위기로 인해 지금도 여전히 강세를 띠고 있다. 수출 부진을 불러와 일본 경제의 장기 침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엔고가 물가에는 확실히 득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규제 완화와 경쟁 촉진 등 일본 정부가 생산·유통·소비단계에서 펼치고 있는 노력이 물가 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기름값이다.

일본 역시 석유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보다 안정적인 가격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제 유가 급등에도 일본 내 휘발유 소매가격은 지난 1~2월에 큰 변화 없이 ℓ당 143엔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2월 말 현재 소매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84% 하락했다.

일본은 석유제품 수입 자유화(1996년3월), 주유소 공급증명원 제도 폐지(1997년 12월) 등 석유시장의 각종 규제를 일찍부터 완화했다. 덕분에 일본 주유소들은 외국에서 기름을 직수입하고, 여러 정유사로부터 기름을 공급받을 수 있어 그만큼 단가를 낮출 수 있었다. 정유사로부터 석유제품을 공급받아 특약점·판매점·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원매회사도 8곳이나 있어 내부 경쟁이 치열하다. 국제금융센터는 “한국은 시장이 과점 형태여서 경쟁이 부진해 국제 유가 인상분이 그대로 소비자가격에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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