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이번엔 너무 낮아도 ‘걱정’

2013.02.01 21:41

1월 소비자물가 지난해보다 1.5% 상승

3개월 연속 2% 미만… 경제 활력 실종

다시 물가 걱정을 하게 됐다. 이번엔 물가 상승률이 너무 낮기 때문이다. 물가가 오르면 경기가 과열되고 물건값이 비싸져 서민생활이 힘들어진다. 반면 물가가 너무 낮아도 경제의 활력이 사라진다. 내일이면 더 싸지는데 굳이 오늘 지갑을 열지 않겠다는 심리가 생겨 소비가 줄어들고, 기업 생산활동도 위축되는 것이다. 더 심해지면 물가가 하락하면서 경기가 침체하는 디플레이션이 발생한다.

통계청은 1월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 상승했다고 1일 발표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 달째 1%대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연속 2% 미만인 것은 1999년 1월~2000년 2월 이후 13년 만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지수의 전년 같은 달 상승률은 12월과 같은 1.4%로 다섯 달째 같았다.

물가상승률이 낮아진 이유는 석유류 가격이 전달보다 0.5% 떨어지는 등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환율 하락으로 수입물가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물가상승률을 2.5%로 전망했다. 물가안정 목표범위(2.5~3.5%)의 하단이다. 그러나 원화 강세, 셰일오일 등 새로운 에너지 자원 공급 증가, 기상여건 호조, 수요회복 지연 등으로 상승률이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물가안정은 가계 부담을 줄여주지만 너무 낮은 물가는 가계의 소비와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킨다. 일본이 대표적인 예다. 1990년대 일본의 물가는 1%대로 떨어지면서 경제가 활력을 잃었다. 국내에서는 부동산시장이 지금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 또는 소폭 상승에 그치자 매수세가 줄면서 거래 자체가 안되는 것이다.

한은은 이 같은 저물가 상황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무상보육·무상급식으로 소비자가 지출하는 돈이 줄어 물가상승률 수치가 낮아졌고, 이 효과를 제거하면 예년 수준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 상승률을 구하기 때문에 무상보육 등의 물가효과는 곧 사라진다.

한은 이재랑 물가분석팀장은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이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돼 1%대 물가상승률은 장기화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1분기 이후에는 물가목표 범위 안으로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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