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재택근무…고민 커지는 산업계

2020.03.01 17:59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에서 세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생산라인이 다시 멈추는 등 산업계에 ‘셧다운’ 공포가 커지고 있다. 재택근무가 어려운 일부 중소기업의 고민이 깊어지는 한편, 이미 재택근무에 들어간 직원들은 업무 집중도 등에서 피로감도 호소한다.

1일 삼성전자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저녁 구미2사업장 무선사업부에서 일하는 ㄱ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1일 오후 7시까지 사업장 전체를 닫고, ㄱ씨가 근무했던 층은 3일 오전까지 폐쇄키로 했다. 이는 지난달 22일 무선사업부 직원 ㄴ씨의 확진 판정으로 사흘간 구미2사업장이 폐쇄된 이후 다시 벌어진 일이다. 지난달 28일에는 구미1사업장 네트워크사업부 직원 ㄷ씨가 확진 판정을 받아 해당 사무실 등을 닫아야 했다. 삼성전자 측은 “사업장 일시 폐쇄는 생산량·재고량 조절로 관리할 수 있는 범위여서, 생산 차질은 빚지 않는다”고 밝혔다.

자사 직원이 확진자가 아니어도 공장을 멈추는 경우가 있다. LG디스플레이 구미사업장 내 모듈 공장은 지난달 29일부터 2일까지 폐쇄됐다. 해당 사업장에는 은행, 식당, 매점 등이 입주한 복지동이 있는데, 은행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아서다. LG디스플레이는 복지동을 이용하는 직원들이 근무하는 모듈 공장을 2일까지 닫는다.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서도 지난달 28일 협력업체 직원인 구내식당 근무자가 확진 판정을 받아, 식당을 폐쇄하기도 했다. 만약 반도체 생산라인이 멈출 경우는 피해 규모가 막대해진다.

자동차 업계의 위기감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현대자동차 울산2공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1일까지 공장 가동을 멈춰 세웠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팰리세이드, GV80, 싼타페, 투싼 등을 생산하는 곳이다. 업계에선 국내 자동차 부품사의 20.3%가 몰린 대구·경북 지역에 확진자가 더 늘어날 경우, 자동차 업계는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본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누그러지지 않자 SK텔레콤이 재택근무를 당초 1일에서 8일까지 연장하는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재택근무를 늘리는 추세다. 다만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이 약해 재택근무를 하기 어려운 일부 중소기업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서울에서 30인가량의 직원을 둔 한 업체는 임산부에게는 허용했지만, 전 직원 재택근무는 엄두를 내지 못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영상회의나 원격업무 시스템이 충분치 못한 중소기업 현실상 전 직원 재택근무는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직원들의 피로감도 나온다. 한 대기업 과장인 ㄹ씨는 “아침에 정장을 입고, 출퇴근하는 수고로움은 덜었다”면서도 “집에만 있자니 업무 집중도가 떨어지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다른 대기업 직원 ㅁ씨는 “어린이집까지 문을 닫아서 아이를 보면서 집에서 일하느라 더 힘든 거 같다”고 말했다.

한편 사람이 몰리는 것을 꺼려 하는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기업들의 3월 정기주주총회 개최에 대한 걱정도 늘었다. LG화학, SK이노베이션, 효성 등은 주총장 입구에서 열화상 카메라로 참석자 체온을 재기로 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이 이번 주총부터 도입하는 전자투표제도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2월 기준 국내 전체 상장사 2354곳 중 1486곳(63.1%)이 전자투표제를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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