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싱크탱크 “한국 ‘사회적 자본’ 최하위급”...사법, 정치, 행정 형편 없어

2023.03.09 14:45 입력 2023.03.09 16:08 수정

공적 기관 신뢰 지수도 100위 기록

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특히 낮아

영국 싱크탱크 레가툼이 발표한 한국의 ‘2023 번영지수’ 현황.

영국 싱크탱크 레가툼이 발표한 한국의 ‘2023 번영지수’ 현황.

한국의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 수준이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회적 자본은 구성원 간 협력을 용이하게 하는 제도나 규범, 네트워크, 신뢰 등을 총괄하는 말이다. 물질적 자본이나 인적 자본과 함께 경제성장에 중요한 요소로, 사회적 자본이 확충된 나라일수록 법과 제도가 잘 구축돼 생산성이 높다. 특히 한국은 법원이나 정치, 행정(검찰 등)의 수준이 형편 없는 단계로 평가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영국 싱크탱크 레가툼이 발표한 ‘2023 번영지수’에서 한국의 사회적 자본 지수 순위가 조사 대상 167개국 중 107위를 차지했다고 9일 밝혔다. 사회적 자본을 구성하는 항목 중에서는 사회적 네트워크가 162위, 개인과 가족 관계가 103위로 눈에 띄게 낮은 편이다.

레가툼은 사회적 자본에 더해 경제, 기업 환경, 국가 경영, 교육, 보건, 안전·안보, 개인의 자유, 자연환경 등 9가지 지표를 평가해 매년 각국의 순위를 매긴다. 한국의 종합 순위는 29위로 이에 비해 사회적 자본 지수 순위가 크게 떨어지는 상태다. 한국은 동아시아·태평양 18개국 중에서도 사회적 자본 지수가 15위로 최하위권에 속했다.

특히 한국은 공적 기관에 대한 신뢰 지수가 낮았다. 조사 대상 167개국 중 100위를 기록했다. 세부 항목별로 살펴보면 사법 시스템은 155위, 군은 132위, 정치인은 114위, 정부는 111위 등이다. 국가를 경영하는 필수 요소인 입법·행정·사법 전 영역에 대한 평가가 하위에 머무른 셈이다.

사법 시스템은 2013년 146위에서 2023년 155위로 9계단나 하락했다. 이 가운데 공적 부문에 대한 신뢰 저하 여파로 인해 ‘거짓말 범죄’로 불리는 사기·무고·위증과 관련된 고소·고발도 많이 증가하고 있다.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1년 51만8489건이던 고소 사건 접수 건수는 2020년 63만5862건으로 늘어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정부와 사법 시스템, 비영리단체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허물어진 게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하며, 통합과 상생을 위한 신뢰가 형성될 개선방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임동원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의 사회적 신뢰가 훼손되는 현상을 주도하는 것이 국가기관이거나 정치인”이라며 “최근 전·현직 국회의원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상식과 반하는 사법부 판결이 이어지고 있어 왜 기관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는지 뚜렷하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뢰의 필수적인 조건은 투명성”이라면서 “정부의 공공정보공개제도 확대와 비영리단체의 회계 투명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