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생산 32개월만에 최저수준…내수부진 본격화되나

2023.12.0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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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서비스업 생산 증가 폭이 32개월 만에 최저 수준인 0%대로 주저 앉았다. 코로나19 보복 소비까지 사그러들면서 최근 외식·여가 등 소비가 주저앉았기 때문인데, 고물가·고금리 장기화와 맞물리며 본격적인 내수 침체가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서비스업 생산(불변지수)은 작년 동월 대비 0.8% 늘면서 증가 폭이 0%대에 머물렀다.

이는 2021년 2월(-0.8%) 이후 32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2021년 하반기부터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온 서비스업 생산은 뚜렷하게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분기별 생산 증가 폭을 보면 지난해 3분기 8.5% 증가하며 정점을 찍은 뒤 빠르게 하락해 지난 2분기 2.3%, 3분기에는 1.9%까지 쪼그라들었다.

산업별로 보면 숙박·음식점업, 도소매업,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에서 둔화세가 두드러졌다.

2021년 4분기부터 거의 매 분기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인 숙박·음식점업 생산은 올해 2분기 7분기 만에 마이너스(-2.7%)로 전환했고 3분기(-4.7%)에는 감소 폭이 더 커졌다.

도소매업 역시 올해 2분기 1.1% 감소해 10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고 3분기에는 1.9% 줄었다. 도소매업 생산은 지난달에는 3.7% 줄며 2020년 8월(-6.4%) 이후 3년 2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엔데믹 직후 여행 증가 등으로 줄곧 두 자릿수대 증가율을 보였던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도 증가 폭이 빠르게 둔화하면서 지난 달 1.8% 늘어나는 데 그쳤다.

단기 동향 분석에 주로 활용되는 계절조정지수 기준으로 봐도 내수 상황은 좋지 않다.

지난달 서비스업 생산 계절조정지수는 전달보다 0.9% 감소하면서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도소매업이 2020년 2월(-3.8%) 이후 3년 8개월 만에 최대 폭인 3.3% 줄면서 감소세를 이끌었다. 숙박·음식점업도 2.3% 줄어 석 달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소매판매(계절조정지수)도 전달보다 0.8% 줄어들면서 두 달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가 동시에 감소한 것은 올해 4월(각각 -0.4%·-2.6%) 이후 6개월 만이다.

최근 소비부진이 심화되고 있는 것은 고금리와 고물가 영향이 크다. 가계 실질 소득이 줄고 이자 부담도 늘면서 민간 소비 여력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언제까지 이같은 상황이 이어질 것인가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30일 긴축 기조가 얼마나 길어질지를 묻는 말에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인 2%로 충분히 수렴한다는 확신이 있을 때까지이고 현실적으로는 (6개월보다) 더 걸릴 것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당초 예상보다도 더 길어질 것이라는 경고로, 소비자는 지갑을 닫고 자영업자들은 빚에 시달리는 내수 한파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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