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은커녕 ‘잡음’만 무성한 카카오

2024.03.18 13:46 입력 2024.03.18 15:40 수정

‘쇄신’은커녕 ‘잡음’만 무성한 카카오

카카오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빠진 회사를 쇄신해달라고 영입했던 김정호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에 대해 해고 결정을 내렸다. 최근 잇따른 인사 관련 ‘잡음’으로 카카오의 개편 움직임이 ‘무늬만 쇄신’이라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18일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 상임윤리위원회는 지난 15일 김 전 총괄을 해고한다는 내용의 내부 공지를 게시했다. 김 전 총괄은 지난해 9월 카카오의 컨트롤타워 역할인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에 선임됐다. 그는 역할을 맡은 지 2개월 만에 사내 회의 중 욕설을 하고, 혁신에 저항하는 내부 카르텔이 있다고 폭로하며 문제가 불거졌다.

하지만 준법경영실과 외부 법무법인의 조사 결과 그가 제기한 건설 비리 의혹은 대부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직장 내 괴롭힘, 허위 사실 기반 명예훼손, 사내 정보의 무단 유출, 언론 대응 지침 위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 가이드 위반 등의 사유로 윤리위는 김 전 총괄에 대한 징계를 해고로 의결했다. 이로써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가 그룹 쇄신을 위해 직접 영입한 것으로 알려진 김 전 총괄은 6개월 만에 회사를 떠나게 됐다. 당초 그의 영입은 경영 쇄신을 위한 ‘상징적’ 인사였는데 내부 난맥상만 들춰낸 셈이 됐다.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논란은 진행형이다. 카카오가 오는 28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직 개편 등 청사진을 내놓는 와중에 ‘먹튀’ ‘회전문’ 인사 논란이 다시 불거지면서다.

최근 카카오는 2021년 카카오뱅크 상장 직후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해 거액의 차익을 실현한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본사 CTO로 내정했다. 같은 해 카카오페이 상장 직후 차익 실현에 나섰던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의 재선임안도 주주총회 안건으로 채택됐다. 금융감독원이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대표 해임을 권고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에 대한 연임도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는 현재 조직 구조 개편이 전문성 갖춘 젊은 리더들에게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는 방향성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전했다. 정규돈 전 CTO의 경우는 “복잡한 서비스들에 대한 이해와 경험”, 류긍선 대표의 경우는 “이슈에 대한 소명 단계”라는 점을 고려했다고 한다. 회사 안팎의 복잡한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에 역할을 했던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현실론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변화를 요구하는 외부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카카오의 사회적 신뢰 회복을 위해 만들어진 독립기구 ‘준법과 신뢰위원회’(준신위)는 지난 14일 “‘일부 경영진 선임과 관련해 발생한 평판 리스크를 해결할 방안’과 ‘앞으로 유사 평판 리스크를 예방하고 관리할 방안’에 대해 카카오에 개선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사측과 논란 당사자들이 회사 안팎에서 수용할 만한 신뢰 회복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얘기다. 앞서 ‘먹튀 논란’이 불거졌던 카카오페이 경영진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기도 했지만, 여론을 돌리는 데는 실패했다.

준신위는 권고를 내놓으며 “카카오의 새 리더십이 사회의 눈높이에 맞춰 잘 나아갈 수 있도록 점검”하겠다고도 했다. 사측은 권고에 따라 해결 방안을 준신위에 내놔야 한다. 카카오 측은 “카카오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유사 평판 리스크를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는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