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알루미늄 ‘관세 폭탄’ 고비 넘기니 이번엔 합성수지?

2024.05.05 10:18 입력 2024.05.05 15:09 수정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정부가 한국산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다른 나라보다 적은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한숨을 돌리게 됐다. 그러나 미 정부가 최근 한국산 합성수지 제품에 대해서도 반덤핑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따른 ‘관세 폭탄’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지난달 한국 등 5개국의 에폭시 수지 제품에 대한 반덤핑 관세 조사에 착수했다. 상무부의 예비판정은 오는 20일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에폭시 수지는 접착력이 강하고 내열성과 절연성이 뛰어난 합성수지로, 선박·자동차용 도료와 전자기기 제조 등에 쓰인다. 미 산업계는 한국을 포함한 중국·인도·대만·태국 등 5개국이 미국 내에서 에폭시 수지를 정상 가격보다 낮게 판매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한국·중국·인도·대만 등 4개국은 보조금도 받고 있다”며 반덤핑·상계관세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미 정부에 촉구했다.

미 산업계는 구체적으로 한국에 30.01~69.42%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만(87.19~136.02%), 태국(163.94~205.63%), 중국(264.87~351.97%)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지만, 인도(11.43~17.50%)보다 높은 규모다. 현재 미국으로 수입되는 한국산 에폭시 수지는 무관세 적용을 받고 있다.

반덤핑 관세는 다른 국가 제품이 정상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수입돼 자국 산업에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했거나 위협 우려가 있으면 이를 막기 위해 부과하는 추가 관세를 말한다. 상계관세는 보조금 등 각종 특혜를 통해 수출을 확대하려는 국가의 제품을 수입하는 국가가 해당 수입 제품에 대해 보조금 등 특혜만큼 부과하는 관세를 의미한다.

최근 미국의 수입 규제는 증가 추세에 있다. 2022년 한국산 수입품목에 대해 반덤핑·상계관세 신규 조사가 없었던 미국은 지난해 업계 청원에 따라 총 4개 품목에 대해 조사를 개시했다. 한국무역협회는 “미국이 과거엔 철강제품 등 주로 대기업 수출품에 대해 규제 조치를 취했지만, 최근 조사 대상에는 중견·중소기업 수출 품목이 다수 포함됐다”며 “반덤핑·상계관세 조사에 대응하려면 인적·물적 비용이 크기 때문에 피소 가능성 자체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미 정부가 지난 2일(현지시간) 반덤핑 관세 예비판정을 내린 알루미늄 압연재 제품도 중소·중견기업이 주로 생산하는 품목이었다. 미 상무부는 조사 질의에 응답한 기업들에 대해선 평균 2.42%로 덤핑 마진을 매겼지만, 응답하지 않은 8개 기업에는 43.56%로 산정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관세 부과 대상 기업 중 덤핑 마진이 각각 0%, 2.42%인 알멕과 신양 두 기업이 수출 점유율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상무부 질의에 회신하지 않은 기업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격화함에 따라 중국산 제품의 우회수출에 대한 미국의 감시도 강화됐다. 지난해 미 상무부는 중국산 알루미늄 포일에 대한 반덤핑 및 상계관세 부과 이후, 한국과 태국산 알루미늄 포일 수입이 급증했다며 우회수출 조사를 직권으로 개시했다. 무역협회는 “중국산 원재료를 수입해 한국에서 가공한 후 미국으로 최종재를 수출하는 기업들은 미 상무부로부터 중국 기업의 우회수출로 오인될 수 있는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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