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이 애플 지분 줄인 까닭, ‘AI 대응’ 늦어서일까

2024.05.05 12:02 입력 2024.05.05 15:36 수정

1분기 애플 주식 보유분의 13% 매도

“사기 투자 관심 있었다면 ‘성장 산업’

핵무기 끔찍…AI도 어느 정도 비슷”

장기 전망 아닌 세금 이유로 정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주주총회를 하루 앞둔 지난 3일(현지시간)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주주총회를 하루 앞둔 지난 3일(현지시간)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버크셔) 회장이 인공지능(AI)의 파급력을 핵무기에 비유하면서 AI를 활용한 사기가 ‘성장 산업’이 될 수 있다고 비판적 견해를 밝혔다.

버핏 회장은 4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연례 주주총회에서 사기 수단으로 AI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만약 내가 사기에 투자하는 데 관심이 있었다면 이것은 역대 성장 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CNBC방송이 전했다. 버핏 회장은 AI가 만든 자신의 이미지를 화면에서 봤다며 “난 아마 어느 이상한 나라에 있는 나 자신에게 돈을 송금할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버핏 회장은 “나는 AI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지만, 그것의 존재나 중요성을 부정한다는 뜻은 아니다”라면서도 “우리는 핵무기를 개발했을 때 지니(알라딘의 요정)를 병 밖으로 내보냈고, 그 지니는 끔찍한 일을 해오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지니를 다시 램프에 집어넣을 수 있는 방법을 모르는데 AI도 어느 정도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버핏 회장은 애플 이외의 기술주에는 잘 투자하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애플이 AI 대응에 늦었다는 시장의 우려를 사고 있는 상황에서 애플 주식을 판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버크셔는 올해 1분기에 애플 주식의 약 13%를 매도해 지난 3월 말 기준 1354억달러(약 184조원)어치의 애플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플은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가 부진한 영향 등으로 올해 1분기 주가가 11% 하락했고, 시장에서는 버핏 회장이 애플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버핏 회장은 애플의 장기 전망이 문제가 아니라 세금 때문에 주식을 팔았다고 설명했다고 CNBC는 전했다. 버핏 회장은 애플이 올해 말까지 버크셔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도 했다.

버크셔는 이날 공시한 실적자료에서 지난 1분기 말 기준으로 1890억달러(약 257조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역대 최고치다. 버핏 회장은 이 금액이 2분기 말 2000억달러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AI 붐을 타고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관련 종목들이 폭등세를 타고 있지만 버핏 회장은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지 않고 있다. 그는 보유 현금을 쓰고 싶다면서도 “우리가 큰돈을 벌게 해주면서도 위험은 매우 적은 일을 하는 기업을 찾기 전에는 투자하지 않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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