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보험 ‘내 짝은 어디…’

2003.04.01 18:44

오는 8월 은행에서 보험 상품을 파는 방카슈랑스 도입을 앞두고 은행과 보험사간의 짝짓기가 속속 가시화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형 보험사와 일부 외국계 보험사들이 특수관계에 있는 은행들과 업무제휴를 도맡다시피 해 보험업계의 ‘부익부 빈익빈’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최근 손해보험사 중 LG, 현대, 동부, 동양 등 4개사를 제휴사로 선정했다. 산업은행은 삼성, LG, 현대, 동부, 동양 등 손보업계 상위 5개사와 모두 제휴키로 했으며 우리은행은 삼성, 현대, ACE와, 신한은행은 삼성, LG, 현대, 동부와 손을 잡았다.

기업은행은 삼성, 현대, 동부, 동양과, 부산은행은 삼성, LG, 동부, 동양과 협조 관계를 유지키로 했다. 이에 따라 손보업계의 경우 이들 상위 5개사는 삼성이 국민은행, LG가 기업은행, 동양이 신한은행, 현대와 동부가 한미은행과의 제휴를 맺지 못했을 뿐 대부분의 은행 창구에서 자사의 상품을 팔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손보사 관계자는 “은행 1위인 국민과 손보 1위인 삼성화재간의 제휴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자동차판매 보험을 둘러싼 국민과 삼성간의 해묵은 소송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명보헙업계에서는 외국계 생보사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국민은행의 주요 주주인 ING가 국민은행과 제휴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고, 신한은행은 까디프사와 제휴해 설립한 SH&C생명과 관계회사인 신한생명을 방카슈랑스 파트너로 일찌감치 확정했다.

외국계 자본이 대주주인 한미은행도 라이나, PCA 등 외국계 생보사와 협조관계를 이어갈 방침이다. 하나은행은 생보의 경우 방카슈랑스 시장진출을 위해 알리안츠의 프랑스생명 지분 절반을 인수해 설립한 하나생명 등과 제휴를 하고, 손보쪽은 주요 주주인 알리안츠가 운영하는 알리안츠화재의 상품을 창구에서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

생보사 관계자는 “중소 생보사의 경우 대형사와 외국계 생보사에 눌려 은행들과의 제휴를 거의 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생보쪽의 경우 방카슈랑스를 통한 상품판매가 많을 것으로 보여 중소 생보사의 경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은행과 대형 증권사 등 자산 2조원 이상 금융회사는 한 보험사의 상품을 50% 이상 판매할 수 없도록 해 은행은 최소 3개의 보험사와 업무제휴를 하고 있다.

〈김용석·정길근기자 kimy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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