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금리 오름세에 고정금리 대출은 ‘제자리’

2022.06.13 16:09 입력 2022.06.13 16:18 수정

지난 12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 대출 관련 광고가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지난 12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 대출 관련 광고가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최근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5년 고정금리 후 변동금리) 상품 금리가 연 7%에 육박하고 있다. 금리 상승기엔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가 차주(대출받는 사람)에게 유리하지만, 당장 고정금리가 치솟다 보니 고정금리 대출액의 비율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13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날 기준 연 4.33~6.80%다. 지난해 말 해당 상품의 금리는 3.59~4.98%였으나 약 6개월 사이 금리 상단이 2%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이처럼 대출 금리가 상승한 것은 고정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가 꾸준히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가속화 기조에 채권 금리가 오르면서,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지난해 말 2.259%에서 지난 10일 3.737%로 1.478%포인트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시기에는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가 차주에게 유리하다고 하나,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고정금리 상품을 선택하는 차주는 늘지 않고 있다. 한은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고정금리 대출 비중(신규취급액 기준)은 19.2%로, 전달(19.5%)보다 오히려 소폭 하락했다. 신규 대출액의 80.8%는 변동금리라는 뜻이다.

차주들이 변동금리를 선호하는 것은 당장 눈앞에 보이는 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낮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3.49~5.12%로, 상단이 고정금리 상단보다 1.68%포인트 낮다.

그러나 한은이 연내에만 기준금리를 2~3차례 더 올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변동금리 상품은 금리가 지금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은행 수신금리 인상으로 직결되고, 수신금리는 변동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반영된다. 시장에선 한은이 현재 연 1.75%인 기준금리를 연내 2.25~2.50%까지 인상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차주는 고정금리 상품을 이용하는 차주보다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게 된다. 한은이 추산한 바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 가계의 대출 이자 부담은 연간 3조2000억원 불어난다. 차주별로는 1인당 연평균 16만1000원의 이자를 더 내야 한다. 서영수 키움증권 이사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은이) 단기간에 기준금리를 1~2%포인트 이상 인상한다면 차주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크게 늘어나 채무 불이행의 가능성이 급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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