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자율주행차, 도로 주행 나선다

2017.05.01 20:40 입력 2017.05.01 20:46 수정

국내 전자업체 중 첫 허가

삼성전자 자율주행차, 도로 주행 나선다

삼성전자가 개발하는 자율주행차(사진)가 실제 도로 주행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테스트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자율주행자동차에 들어가는 전장(電裝·전자장비) 부품에까지 진출하려는 첫걸음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이 연구개발 중인 자율주행차의 임시운행을 허가했다고 1일 밝혔다. 국토부가 기업·대학에서 개발한 자율주행차의 도로 운행을 허가한 것은 이번이 19번째다. 삼성전자는 국내 전자업체 중에는 처음으로 자율주행 허가를 얻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연구개발용으로 만든 차량을 통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시험할 계획이다. 삼성이 개발한 소프트웨어에는 기계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 알고리즘이 들어갔다. 차량 스스로 도로 환경과 장애물,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학습해 주행법을 터득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연구가 완성차 사업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이 2000년 르노자동차에 자동차 사업을 매각했지만, 이번처럼 자동차 관련 사업을 할 때마다 재진출설이 제기되는 데 따른 반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의 선행기술을 개발하는 종합기술원이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을 테스트하기 위해 개발한 것”이라며 “완성차 사업과는 무관하고 현재로서는 지난해 인수한 하만과 협업하는 사항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에 운행 허가를 얻은 차량의 하드웨어는 모두 타사의 제품을 사용했다. 차체는 현대자동차의 그랜저를 개조해 사용했고,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하는 라이다(레이저 반사광을 이용해 물체와의 거리를 측정하는 장치)·레이더·카메라 등 핵심 부품도 다른 회사의 부품을 썼다.

그러나 향후 자율주행자동차에 필요한 주요 부품들이 삼성전자의 제품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2015년 12월 조직을 개편하며 전장사업팀을 신설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초기에는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향후 계열사 간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삼성전자는 미국의 전장 전문기업 ‘하만’ 인수를 발표하기도 했다. 하만은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기·전자장비를 만드는 기업으로, 자동차와 무선통신을 결합한 차량 무선인터넷 서비스(텔레매틱스) 분야에서는 글로벌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그동안 삼성은 미국 애플이나 구글, 중국 바이두 등 경쟁업체에 비해 전장사업 진출이 늦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애플은 지난해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 발표가 있은 지 하루 만에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자율주행차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내용의 서류를 제출했다. 애플은 최근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미국 항공우주국(NASA) 출신 인재들을 배치한 데 이어 주정부로부터 도로 주행 권한을 얻었다. 구글은 2009년부터 자율주행 연구를 시작해 최근에는 자율주행차량의 부품까지 자체적으로 제작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도 전장사업 핵심 기술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선발 업체들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장기적으로 악천후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자율주행 알고리즘 및 인공지능과 결합된 지능형 부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이제 막 출발선에 섰지만 전장사업 기술력과 통신기술, 빅스비 등 인공지능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는 점은 높은 잠재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자율주행차 상용화라는 목표는 멀리 보고 진행해야 하는 것”이라며 “부품 및 소프트웨어에서 기술 개발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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